‘리얼’ 일상 방송, 범죄 악용 가능성 제기
"촬영 단계서 보안 고려해야…거주자 대응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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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0일 박씨의 자택에 침입해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하고 구속 수사 중이다. 경찰은 A씨가 혼자 범행을 저질렀으며, 훔친 금품 일부를 장물로 내놓은 정황도 포착했다.
현재 방송가에서는 유명인의 집을 실제로 촬영하는 등 '리얼함'을 강조하는 경향이 많다. 시청자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친밀감을 높이는 콘텐츠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씨의 자택은 과거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실내 구조와 인테리어 일부가 공개된 바 있다.
하지만 그만큼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동반 상승한다. 전문가들은 방송을 통한 자택 노출이 범죄자에게 보안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박씨 사건이 방송 노출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거 공간이 매스컴에 노출되면 범죄 표적이 될 수 있는 위험은 분명 존재한다"며 "특히 외부 진입로, 도어락 위치, CCTV 부착 여부 등 보안 관련 정보가 노출되면 침입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는 "이번 사건은 연예인에 대한 감정이나 원한보다는 금전 목적의 일반 절도 범죄로 보인다"며 "자택이 방송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출입 동선, 보안 장치 위치, 구조 등이 범죄자에게 사전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 연예인이 방송을 통해 주거 공간을 노출해 온 만큼, 유사 범죄에 대한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 평론가는 "촬영 시 외부에서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 혹은 내부 보안 상태를 유추할 수 있는 장면은 최소화해야 하며, 필요시 모자이크나 CG 삽입 등 기술적 보완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도 "물론 방송 제작진이나 소속사가 모든 보안 책임을 질 수는 없다"며 "최종적인 보안 대응은 거주자의 몫으로, 자택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현실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