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90% 이상 재활용 시스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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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기간은 업종과 지역에 따라 3일에서 최대 3개월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짧은 운영 이후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 문제가 새로운 환경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수동·한남동·홍대 등 서울 곳곳에서 운영된 일부 팝업스토어가 고급 자재를 일회성으로 사용하고, 전시·철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과 인파 증가로 인한 생활쓰레기까지 더해지며 환경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서울시 열린 데이터 광장에 따르면 팝업스토어가 밀집한 성동구의 2022년 사업장폐기물 일당 배출량은 518.6톤(t)으로, 2020년(220.1t)보다 135% 증가했다. 2018년(51.2t)과 비교하면 5년 새 1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팝업스토어가 활성화되며 성동구 사업장 폐기물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일부 기업이 친환경 소재와 재사용 가능한 자재 활용, 전시 종료 후 자원 순환 실천 등 지속가능한 운영 방식에 동참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달 14~23일 그룹 르세라핌의 신규 앨범 홍보 및 판매를 위해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에 사용된 가구와 침대, 액세서리를 재사용하며 폐기물 감축에 동참했다.
친환경 뷰티 브랜드 톤28은 지난해 10월 18~20일 진행한 팝업스토어에서 본사와 연구실에서 사용하던 집기를 활용해 부스를 제작하는 등 설치물 최소화에 나서기도 했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명동 팝업스토어의 폐자재로 설치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팝업사이클링(Popup+Upcycling)'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목받았다.
팝업스토어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성동구도 ESG 팝업 문화 확산을 위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성동형 팝업 매뉴얼'을 제작해 업체에 공유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팝업스토어 폐기물의 90% 이상을 재활용하며 자원순환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팝업스토어에서 나오는 5t 미만의 공사장 생활폐기물은 철거 업체가 폐금속·폐지류 등 일부 재활용하고, 나머지 폐기물은 건설폐기물 임시보관장소에서 위탁 처리한다. 단 자치구의 특수규격봉투(pp마대) 9매 이하로 배출되는 소량의 공사장 생활폐기물은 구청에서 직접 수거해 처리한다.
건설폐기물 임시보관장소에서는 폐목재·폐금속·폐플라스틱·폐지류 등을 선별해 재활용업체로 보내 재활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폐콘크리트·폐타일·폐블록 등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로 보내져 파쇄·분쇄·탈수·건조 등 과정을 거쳐 순환골재(재활용제품 포함)로 가공된다. 이 순환골재는 도로공사와 건설공사 현장에서 기충보조재나 되메우기(채움) 용도로 재활용되며, 잔재물 일부는 소각 또는 매립된다.
시는 지속가능한 팝업스토어 운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준비 중이다.
우선 폐기물 배출신고 및 통계 관리 체계를 강화해 배출량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친환경 설치·운영 우수 기업을 선발·평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독려할 계획이다.
또 모듈형 구조물·XR(확장현실)·3D 프린팅 등 친환경 설치 방식을 안내와 함께 우수업체 표창 추천, 폐기물 처리비용 감면, 팝업스토어 전광판 홍보 등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 중이다.
정미선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팝업스토어를 설치할 때 소품의 재사용·재활용 가능한 재료 사용, 대체 가능한 모듈 등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는 데 중요한 방법"이라며 "무엇보다 폐기물 감량을 위한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한 만큼, 많은 기업이 이러한 노력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