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거래소 오류횟수 10건 중 6건이 빗썸
거래 안정성 미흡으로 IPO 지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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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에서 발생한 시스템 다운 및 오류 발생 시간은 총 42일 8시간 40분가량이다. 이 중 빗썸이 38일 21시간 16분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4대 거래소의 전체 오류 발생 시간의 약 93%에 달하는 수치다. 이어 업비트(1일 21시간 19분), 코빗 (34시간), 코인원 (4시간 5분)이 뒤를 이었다.
국내 5대 거래소 중 시스템 오류 횟수도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는 총 7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빗썸에서 발생한 횟수가 4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업비트 15건, 고팍스 11건, 코인원 2건, 코빗 1건 순이었다. 5대 코인 거래소의 전체 시스템 오류 10건 중 6건이 빗썸에서 발생한 셈이다. 해당 기간 빗썸에서 발생한 오류 건수가 나머지 4개 거래소에서 발생한 오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는 의미다.
거래소에서 매매 체결 오류, 서버 다운, 출금 지연, 가격 이상 변동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투자자 참여가 저조해져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IPO 심사 과정에서 거래 안정성 미흡, 보안 취약성, 이용자 보호 미흡 등으로 판단한다면 심사를 강화해 IPO 승인을 지연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코인 거래소 이용에서 오류 발생은 치명적이다. 암호화폐 거래의 경우 주식과 달리 개장과 폐장이 따로 없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코인 거래소에서 접속 장애 등이 단 몇분 만이라도 발생할 경우 매수·매도 기회를 놓쳐 투자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빗썸 이용자 A씨는 "최근 기술적 문제 오류로 코인이 하루 이상 묶여 있었는데, 세 차례 이상 전화로 문의해도 처리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용자 B씨는 "자산이 두 배로 표시될 때도 있고 설정해 둔 알람이 한참 뒤에 오는 경우도 있다"며 "이용자를 끌어모으려고 이벤트에만 돈을 펑펑 쓰지 말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빗썸은 최근 '장애율 0%'를 선언한다는 공지를 게시했다가 3일 만에 삭제해 논란이 됐다. 해당 공지를 이용자들에게 설명 없이 삭제했으며, 언론에는 업계 경쟁을 과열하려는 의도로 비칠 수 있어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공지 삭제 후 이용자에게는 별다른 설명 없이 언론에만 해명한 점도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안정성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회피한 채 외부 이미지 관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