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尹측, 진술 신빙성 문제삼아
김현태 "정치인 체포 지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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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초기 국회에 들어간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은 국회의원의 본회의장 출입을 막거나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반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대상은 '작전 요원'이 아닌 '국회의원'이 맞는다고 진술했다가 돌연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한 적은 없다. '인원'으로 기억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과 헌법재판관 일부가 곽 전 사령관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고 있어 이번 말바꾸기 논란은 탄핵심판에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태 "정치인 체포 지시 없었다"
김현태 707특임단장은 이날 탄핵심판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제가 받은 임무는 (국회의) 봉쇄 및 확보였다"며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을 봉쇄해 건물을 확보하라고 (부대원들에게 지시를) 했다"고 했다. 김 특임단장은 '봉쇄'의 의미에 대해서는 "진입을 전면 차단하는 게 아니라 '매뉴얼에 따라 외부로부터 오는 테러리스트 등 적의 위협을 차단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회의장에 들어갈 의사는 전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김 특임단장은 '적법한 출동이었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지금은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특임단장은 당시 국민과 부대원들의 안전이 우려돼 국회 창문을 부수고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특임단장은 "국회의사당 정문이 막혀서 창문을 깨고 부대원 15명이 본관에 진입했고, 시민과 국회 직원들이 대치하자 충돌을 피하려 일부러 병력을 뒤로 물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그간 탄핵심판에 나와 '정치인 체포'와 '국회의원 의정활동 방해' 지시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尹측, 특전사령관 진술 계속 엇갈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대상은 '작전 요원'이 아닌 '국회의원'이 맞는다고 진술했던 곽 전 사령관은 돌연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한 적은 없다. '인원'으로 기억한다"고 말을 바꿨다.
증인 신문 초반에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 맞다"고 했던 곽 전 사령관은 정형식 헌법재판관의 거듭된 질문에 "'국회의원'은 듣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정 재판관은 곽 전 사령관에게 "증인 진술이 조금 달라진다, 오로지 들은 얘기만 말씀해 보라"며 확인했다.
정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고 했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맞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 재판관이 "150명 얘기를 했느냐"고 묻자, "당시에는 기억이 없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이 그 말을 했다고 얘기를 해서 다시 상황을 인식했다. 나중에 기억났다"고 했다. 정 재판관은 "'인원'이라 했나, '의원'이라 했나"라고 하자 "'인원'으로 기억한다. '국회의원'은 듣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150명 얘기를 언제 했느냐"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 말씀한 워딩에는 없었다. 김용현 전 장관 얘기"라고 했다.
이 같은 곽 전 사령관의 진술에 윤 대통령 측은 '진술이 계속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과 두 번 통화했다고 진술했다가 지난 1월 14일 국회 국조특위에서는 세 번 통화한 것을 두고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윤 대통령 측이 "지난 12월 10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의 '추가 대화는 없었냐'는 질문에 곽 전 사령관은 '당시 상황은 끝'이라고 답했다가, 박범계 민주당 의원 추궁에 두 번 통화했다고 진술했다"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세 번 전화가 왔고, 한 번은 통화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하는 등 오락가락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