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와 MZ 사이에 낀 1970년대생 ‘X세대’ 주목
부모·자식 부양 부담으로 노후 준비 가장 필요한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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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본인보다는 부모·자녀 등 가족을 위해 사용하는 돈이나 시간이 가장 많았던 탓에 막상 본인의 노후 준비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우리금융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 우리금융 트렌트 보고서-X세대의 생활'을 발간했다. 올해 첫 번째로 발간하는 이번 보고서는 지난 8월과 9월 두 달간 전국 만20~69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크게 △X세대의 경제력 △X세대의 일상 △X세대의 미래준비 등 세 가지 주제로 X세대의 특징과 금융 생활을 조명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금융은 축적된 경험과 경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최근 X세대의 사회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 같은 보고서를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X세대는 1970년대에 태어난 세대로 올해 기준 만 45~54세에 해당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인구 비중이 가장 높으며, 1955~1969년생인 베이비붐세대와 1980~2004년생인 MZ세대 사이의 가교역할을 한다. 이전 세대와는 달리 스스로 개성을 표출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창조해 트렌드를 이끌었던 특징을 지닌다.
보고서에 따르면 X세대의 월평균 가구 총 소득은 624만원으로 모든 세대 중 가장 많이 벌고 있었지만, 매달 고정 소비되는 비용(식비, 통신비, 교통비 등)이 가장 많은 까닭에 월평균 소비액 역시 28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빠듯한 가계 재정을 관리하기 위해 불필요한 소비 지출은 줄이고(90.1%), 추가 소득을 마련(70.7%)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X세대 중 75.5%가 집을 갖고 있으나 자산증식을 위해서는 부동산 투자는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동산을 통해 고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고 자산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계속하고 있는 비중도 64.3%에 달했다.
아울러 금융·투자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산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투자 형태 역시 모든 세대 중 가장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의 레버리지 투자 경험률은 27.1%로 베이비붐세대(22.6%)에 비해 4.5%포인트 높았다.
X세대는 직장 내 세대차이를 가장 크게 느끼는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률은 86.7%로 베이비붐세대(84.3%)보다도 높았다. 아울러 주변에서 나를 일명 '꼰대'로 생각한다는 비중이 절반 이상(55.0%)에 달했으며, 이 때문에 2명 중 1명꼴(49.0%)로 후배들과 어울리기 위해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이는 특히 부장(55%)과 임원 이상(54%) 관리자급에서 응답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직장에서는 일명 '꼰대' 취급을 받지만, 가족에게는 한없이 헌신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는 나와 가족 중 더 중요한 것에 대한 질문에 57.3%가 가족이라고 답했다. 이 역시 베이비붐세대(56.4%)를 뛰어넘는 결과다. 다만 자녀가 성장하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줄고 자녀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을 느끼고 있어, 자녀와 소통하기 위해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고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X세대는 자녀 뿐 아니라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했다. 43.2%가 부모와 자녀를 경제적으로 모두 부양하고 있었으며 자녀만 부양한다는 비율은 22.3%, 부모만 부양한다는 비율은 19.8%였다. 이를 모두 포함하면 X세대의 가족 부양의 책임은 85.3%에 달한다. 그러나 막상 가족을 챙기느라 본인 노후에 대한 대비는 뒷전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으로 노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비중은 39.3%에 그쳤다. X세대 10명 중 6명은 아직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증여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 증여를 시작하는 게 적정하다고 생각해 자녀 명의로 금융상품을 저축하고 관리하는 비중은 19.0%로 베이비붐세대(9.1%)의 2배에 달했다. 아울러 체계적인 증여를 위해 절세 방안에도 큰 관심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룡 회장은 "앞으로도 우리금융지주는 '우리 마음속 첫 번째 금융'이 돼 고객에게 유익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