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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장 한파 풀리나”… 가계대출 기지개 켜는 시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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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4. 12. 15. 17:27

하나·우리銀, 주담대 등 비대면 재개
새해 대출한도 리셋 "우량차주 선점"
시중은행들이 그간 굳게 닫혔던 비대면 가계대출 창구를 다시 열면서 높기만 했던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연말이 지나면 새롭게 대출 한도가 적용되는데, 우량 차주를 먼저 확보하고자 선제적으로 대출 재개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연말 금융당국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규제 완화와 가산 금리 조정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15일 비대면 전용 신용대출과 주담대를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한시적으로 중단했는데, 한 달 만에 이를 재개한 것이다. 다만 내년 1월 대출 실행 건부터 신청이 가능하고, 신용대출과 대환대출 상품의 취급 제한은 연말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오는 23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 비대면 부동산 금융상품 8종의 판매를 재개한다. 당초 비대면 상품 판매 중단 기한은 이달 8일까지였지만, 원활한 대출 관리를 위해 기한을 22일로 연장하면서 판매 재개 시일도 늦춰졌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중단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이어왔던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내년도 대출 건에 대해 접수하는 등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신한은행도 내부적으로 가계대출 재개 시점을 두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비대면 가계대출을 막지 않았던 KB국민은행도 높였던 대출 문턱을 점차 낮추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최대 1억원 한도였던 생활안정 목적 주담대 한도를 2억원으로 늘렸고, 타행의 주담대를 국민은행의 주담대로 갈아타는 방안도 허용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매월 정해진 상환 스케줄에 따라 자연 감소분을 통해 가계대출 총량을 무리가 없는 선에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 완화에 나선 이유는 연말이 지나면 가계대출 연간 관리 한도가 새롭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은행들이 타행에 앞서 가계대출 취급을 우선적으로 재개한 건 대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우량한 차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연체 우려가 없는 고신용자 차주도 대출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먼저 대출 창구를 열어 고신용자 고객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가계대출) 접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주담대 취급을 재개했지만, 비대면 신용대출 제한은 연말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주담대는 담보 감정과 적격 심사로 인해 대출 심사 기간이 한 달 가까이 소요되는 반면, 신용대출은 심사 기간이 일주일 내외로 짧아 올해 가계대출 총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추가적인 가계대출 규제 완화를 위해 이달 확정될 내년도 가계대출 경영 목표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 은행권은 연말에 가계대출 취급 계획을 마련하고,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내년도 가계대출 성장 목표치를 설정한다. 목표치에 따라 은행권의 연간 대출 전략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규제의 완화 시점도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협의한 목표치에 따라서 금리 전략, 대출 규제 전략이 모두 달라질 수가 있다"며 "은행권이 그간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높였던 가산 금리도 다시 재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와 같이 특정 시기에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내년에는 연초부터 월별·분기별로 대출 현황을 점검하며 가계부채를 엄격하게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수 있도록 전 금융권이 내년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면밀히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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