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인사들에 대한 재판지연 우려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등 혐의 재판에 이 대표는 "엄중한 상황으로 국회 표결이 예정돼 있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재판은 이례적으로 1시간 만에 끝나는 파행을 겪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대표 불출석을 문제 삼아 증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유 전본부장은 "피고인(이 대표)이 세상 권력 다 쥔 것 같이 재판부를 무시하고 나오지도 않고, 일반 사람이 받는 재판하고 너무 차이가 나서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기일을 오는 10일 열기로 했는데 이 대표가 출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자녀 입시 비리,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대표는 오는 12일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선고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신청서를 지난 4일 제출했다. 아직 대법원은 신청을 받아들일 움직임이 없는데 당연하다. 지난 2월 항소심 재판부는 조 대표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의 실형과 60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원심 판결이 확정되면 조 대표는 수감되고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 대표도 지난달 공직선거법 재판 1심에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앞으로 대법원에서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대선 출마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다 위증교사 혐의 사건 2심,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배임뇌물 혐의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제3자 뇌물혐의 의혹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유용 업무상 배임혐의 의혹 사건 등 재판도 줄줄이 앞두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정국을 빌미로 이 대표가 잇따라 재판 불출석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