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적 호재 없어 '트럼프 효과'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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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매체 엘크로니스타는 7일(현지시간) "어제 아르헨티나의 국가위험지수(CRI)가 933에서 870로 6.75%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870은 2019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아르헨티나의 국채 가격은 최고 2% 올랐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기업의 주가는 평균 10% 상승했고 미화 기준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 메르발지수는 1700을 찍으며 2018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엘크로니스타는 "아르헨티나 대내적으론 상승장을 견인할 특별한 호재가 없었다"며 이를 '트럼프 효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SBS그룹의 후안 마누엘 프랑코 수석경제연구원은 "지금의 중남미에서 미국의 동맹으로 볼 수 있는 주요 국가는 아르헨티나뿐"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아르헨티나를 지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가 당장 기대할 수 있는 건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미국의 우회 지원이다.
이미 IMF에 420억 달러(약 58조1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추가 지원을 원하고 있지만 IMF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추가 지원에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아르헨티나는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은 이달 5일 기준 304억3100만 달러(약 42조1300억원)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등을 제외하면 여전히 중앙은행의 금고는 마이너스라는 게 정설이다.
만성적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국민적 저축수단은 미화현찰 보관이다. 매일 가치가 떨어지는 법정화폐 페소화는 생활경제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 사용되는 수단일 뿐이다.
중앙은행의 금고가 비자 아르헨티나는 강력한 환전규제를 시행 중이다. 은행 등 공식 채널에서 개인의 달러-페소 환전은 월 200달러(약 27만7000원)까지로 제한돼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환전 규제 폐지를 공약했지만 취임 1년이 되도록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외환 여유가 없어서다.
엘크로니스타는 "IMF가 추가자금 지원을 결정하면 환전 규제 폐지가 단행될 수 있다"고 했다.
복수의 경제전문가는 "개인적 친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트럼프 당선인이 밀레이 대통령을 돕기로 하면 IMF가 더 적극적으로 아르헨티나를 지원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3대 경제대국(아르헨티나·멕시코·브라질) 중 가장 가시적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우선주의가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이어지면 원자재 수출이 주요 외화 벌이 수단인 아르헨티나에 불리하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오는 14~15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