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엔 중요 군수물자라 식용금지, 전통 아직까지 유지
미국, 유럽 사람들도 제주 식당서 '식도락' 흔히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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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말고기에 대한 영양가나 맛이 좋아 한번 먹기 시작하면 밤새 먹는다는 속설이 제주에는 내려온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함흥차사'라는 표현을 '몰 죽은 바띠 간생여(말고기 파티 장소 갔구먼)'라고 표현 한다.
제주 사람들과 달리 육지 출신들은 말고기를 먹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세무대학 동기 7명이 제주에 내려와서 망설이다가 용기를 낸 끝에 말고기 식당을 찾았다. 제주에서의 모임을 이끈 윤태모 세무사는 체험담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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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경언해는 조선 인조 때 수의학서로 말의 질병과 그 치료법 따위를 100여 항목으로 나누어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2권 2책의 활자본 책자이다. 당시 말은 군수물자에 속한다. 그리고 말고기를 식용으로 금하는 제도가 있었다.
탐라출신 위인 김만일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2년 후인 1594년 군마 500필을 헌납하여 임진왜란 극복에 기여했다,
이후 광해군 12년(1620년), 인조 5년(1627년) 때에도 개인 소유의 말 1300여 필을 받쳤다.
그후 김만일의 후손들도 240년간 가업을 이어 말을 육성하여 총 2만 여 필에 이르는 군마를 조선에 헌납했다.
이러한 국가 군수 물자인 말을 일반 가축처럼 식용으로 섭취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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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유로 말고기에대한 선입견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제주도 원주민들은 농사용으로 수명이 다하면 징키스칸처럼 폐마된 말을 도축하여 말고기는 먹는 풍습이 내려오고 있다.
당시 고기는 질기고 요리 방법이 단순 했으나, 현재는 다양한 사육방법으로 맛과 영양가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학계에서 말고기 영양분을 분석한 결과 불포화지방산, 특히 팔미톨레산(palmitoleic acid)이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3~4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미톨레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강력한 항균작용을 통하여 피부를 보호하고, 건조한 피부와 노화된 피부의 재생촉진효과가 있는 기능성 물질로 각광 받고 있다.
필수 아미노산은 물론 오메가3 성분인 리놀렌산(lenolenic acid) 등이 백색육인 닭고기와 오리고기보다 최대 2.6배 높다고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제주한라대학교 협조로 고품질 말고기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 제주馬산업(주)가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말의 뼈에는 글리코겐 함유량이 우유의 4배나 되고, 고기 100g당 동물성 철(8.1㎎)과 인(379.8㎎), 칼륨(1352㎎), 망간(57.2㎎)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청은 식용마 관리를 위해 관리사양제도와 등급 관리, 등급제 판정, 말고기 판매 인증제를 실시해 엄중한 관리를 하고 있다.
제주도청 양수진 주무관은 "육용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제주에서 또 다른 맛거리로 선입견 없이 많은 관광객이 안심하고 말고기를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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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북성로에 있는 말고기 전용 식당은 새로운 맛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간판은 말고기연구소이고, 대표인 황대진씨는 고향이 부산인데 10년전 여행왔다가 말고기에 푹빠져, 지금까지 식당을 하고 있다고 한다.
황 대표는 "말고기 맛에 빠진 건 바다에 성게가 있다면, 육지의 성게는 바로 말고기"라고 말고기 예찬론을 펼쳤다.
말고기 육회가 너무 부드러워서 김부각을 가미하여 새로운식감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점심시간 끝날 무렵엔 재료가 소진되어 돌아가는 손님이 있었다.
제주도는 10년전 김우남 당시 의원 주도로 제주도를 대한민국 제1호 말산업 특구로 지정, 선포했다.
그러나 말사육 등은 도내에 식용으로 한정되어 전국화 시대를 열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야 말고기 육성산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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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소고기 처럼 숙성시켜 입안에서 살살 녹도록 하는 맛을 만들어냈다.
제주 말고기는 전통을 넘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말고기 업자들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