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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주의에 물든 파리올림픽

PC주의에 물든 파리올림픽

기사승인 2024. 07. 3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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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 연출 등
佛 혁명 강조하다 뒤틀린 역사 해석
"소수, 다수에 강요하며 변질" 지적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한 가수가 머리가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로 분장해 노래하는 모습. /AFP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주최 측의 지나친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주의)가 전 세계인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개막식 장면 중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것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패러디였다. 예수와 열두 제자의 만찬 모습을 동성애와 페미니즘으로 채웠다. 예술적 표현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벗어난 '성기 노출'까지도 의도된 각본대로 흘러가게 했다. 여기서 그치지도 않았다. 프랑스 혁명의 끔찍한 비극과 핏빛 창가에 선 목이 잘린 마리앙투아네트, 여장을 한 남성 무용수들과 알몸을 드러낸 가수들의 선정적인 퍼포먼스 등도 있었다. 이 외에도 남성과 여성, 성소수자로 추정되는 인물 세 명이 한방에 들어가 포옹한 뒤 성행위를 하는 듯한 모습들이 전 세계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물론 2024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조직위)가 공식 사과했다. 여장 남자(드래그퀸), 트랜스젠더 등을 등장시켜 다양성에 대한 관용을 상기하고자 했을 뿐, 기독교와 예수를 묘사하거나 조롱할 의도는 없었다는 게 조직위 측 해명이다.

개막식을 본 세계 곳곳에서 파리 올림픽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세계를 잇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분노의 지적들이 쌓여갔다. 그래서 '분명히 비난이 쏟아질 것을 예측했을 프랑스가 왜 이 같은 연출을 했을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개막식 총연출은 기독교적 세계 질서를 구질서로 인식해 온 토마 졸리 총감독이 맡았다. 프랑스의 다양성에 입각해 연출된 이번 개막식이 '퀴어'라는 코드로 작용한 것도 그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그는 1789년 프랑스 혁명 직후 로베스피에르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공포정치와 이후의 '프랑스 혁명'의 역사를 써내고 싶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여기서 프랑스를 잠식한 PC주의에 대한 비판이 시작되고 있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근대역사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세계인을 향한 '가르침'에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31일 "PC주의의 핵심은 좌파가 도덕주의라는 잣대를 가지고 대중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라면서 "지금 프랑스에서는 마르크스주의를 주장하던 유럽 좌파들이 PC주의로 전향한 뒤 인류 문명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PC주의에는 동성애와 페미니즘, 환경주의의 일종인 비건주의와 탄소중립, 지나친 동물권에 대한 집착, 뒤틀린 역사 해석 등이 포함돼 있다. PC주의가 넘치다 보니 본래 취지인 평등을 위한 소수의 권리 보장이 아니라 소수가 다수에게 강요하고 억압하는 상황으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PC주의가 잠식한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중도주의를 제창하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마저 좌파들의 원리주의, 즉 PC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이 때문에 PC주의의 오남용을 지켜본 다수의 정치·역사·종교인들은 PC주의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칠 영향과 인류역사의 왜곡을 우려하고 있다.

강량 전 국가전략연구위원(정치학 박사)은 31일 "이번 파리 올림픽은 전통적인 프랑스 혁명이 이야기했던 인권이 극좌적 PC주의에 의해 변질된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문주의, 인간중심의 사상이 인권지향최고주의가 된 것"이라면서 "휴머니티즘이 하나님(신)보다 세진 것이다. 자유·평등·박애 정신이 초월해 부작용이 난 것이고 이것의 발현이 바로 PC주의의 폐해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비서관도 "프랑스에서 초기 중도주의를 표방하던 마크롱 대통령도 PC주의로 가고 있다. 전진하는 프랑스가 분열하고 있다"면서 "이는 프랑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도 이미 골수까지 PC주의로 물들고 있다. 미국 마저도 클린턴·오바마 등의 민주당 계열의 정치인들을 겪으며 체제 위협을 느낄 정도로 잠식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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