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 “반도체 산업 미래 위해 표절 논란 바로 잡아야”

기사승인 2024. 02. 0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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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도체 정책 표절시비' 관련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4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견해를 밝히고 있다/홍화표 기자
용인특례시가 SK반도체클러스터는 물론 국가산업단지 지정에 이어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도 지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용인시가 이제서야 세계 반도체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할 수 있는 단축키가 실행된 셈이다. 이는 곧 '용인 르네상스'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불거진 경기도와 용인시간의 반도체 정책 표절시비는 용인시의 반도체산업 육성 의지를 꺾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이상일 용인시장의 입장은 사뭇 단호하다.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기도 반도체 정책 표절시비'와 관련 발언에 대해 이 시장은 '정부의 경기남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계획 표절은 김동연 경기지사'라는 논쟁의 쟁점인 '표절 논란'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튀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 바로잡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4일 진행된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논쟁의 본질은.
"표절 논란은 지난달 18일 김동연 경기도지사 발언에서 비롯됐다. 내가 김 지사 발언의 잘못된 부분을 명확하게 지적하며 해명을 요구했는데 당사자인 김 지사는 뒤로 빠지고 인천의 한 일간지가 김 지사 발언을 취사선택하는 식으로 내용을 잘못 전달해 본질을 흐리게 않았나 싶다.

김 지사가 작년 6월에 경기도 중점과제를 밝힌 기자회견 내용을 나는 영상 등을 통해 발언 내용을 다 확인했다. 김 지사가 그때 이야기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3개월 전인 작년 3월 대통령실과 정부가 발표한 것에 해당하므로 표절은 김 지사가 한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김 지사는 꼭꼭 숨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후 언론을 통해 공방전만 벌어지고 있을 뿐이다. 인천의 한 일간지는 판별하기 쉬운 표절 여부에 대해 확인취재를 하지 않은 채 김 지사를 감싸는 내용의 무책임한 기사를 여러 차례 내보냈다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 SNS방송을 통해 "(정부가)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건 경기도 정책을 표절한 것 같다. 작년 6월에 이미 제 중점과제 중에 이와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는 주장은 분명 사실과 다르다.

김 지사가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이야기했다고 방송에서 말한 작년 6월보다 3개월이나 앞선 작년 3월15일 정부는 용인 이동·남사읍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수도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대통령실 보도자료 제목은 '尹 대통령, 민간 투자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나선다'라고 나와 있다.

김 지사가 중점과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해 6월30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때였다. 그런데 당시 기자회견 관련 보도에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회견문에 김 지사는 반도체란 단어를 딱 두 번 언급했고,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다른 곳에 설명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봤더니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소제목으로 딱 한 줄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라는 말이 있을 뿐 설명조차 없었다. 이건 논쟁거리가 될 수 없고 명백히 김 지사가 잘못한 것이다."

△논쟁의 본질은 사라지고 쟁점이 혼탁해진 이유는.
"나는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지난달 15일에 국민에게 설명한 경기남부권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상을 김동연 지사가 작년 6월에 이미 제 중점과제 중에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며 정부가 표절한 것처럼 말하자 정부가 1월에 설명한 구상은 작년 3월 15일에 정부가 발표한 경기남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침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것이므로 표절을 이야기한다면 김 지사가 정부의 작년 3월 발표를 표절한 것"이라는 취지의 지적을 했다.

정부가 지난해 3월 15일 오전에 용인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포함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하자 김 지사는 그날 오후 "1400만 도민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또 그날 경기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용인시에 710만㎡(215만 평), 300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경기도가 적극 환영의 뜻을 밝히며 '반도체 지원 전담기구(TF)'를 즉시 구성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랬던 김 지사가 작년 6월에 정부의 3개월 전 발표와 같은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경기도 중점과제에 넣어 놓고 이제 와서 정부가 자기 것을 표절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태도다. 그걸 내가 근거를 대며 지적하면서 정책토론을 하자고 했더니 김 지사는 숨어버렸고, 김 지사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이던 인천의 한 일간지는 내 지적에 반박을 못하고 '진실 공방 그만두자'고 한다.

이 일간지는 심지어 김 지사의 핵심발언 중 일부를 누락해서 내가 근거 없이 김 지사가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왜곡보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현 정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과 문재인 정부의 K-반도체 전략의 차이는.
"윤석열 정부의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K-반도체 전략과는 차원이 다르다. 현 정부는 작년 3월 15일 용인 이동·남사읍에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민국 역사상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가가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등 속도를 내고 도로·용수·전력 등 기반시설을 국가가 대거 지원하는 방식은 과거엔 없던 것이다.

용인 국가산단 규모는 무려 226만여 평이고, 투자규모도 360조원이다. 이것은 이미 조성되고 있는 평택 고덕(87만여평, 삼성전자 120조원 투자)과 용인 원삼(126만여평, SK하이닉스 122조원 투자) 반도체 클러스터를 합친 것보다 면적이나 투자규모에서 더 크다.

문재인 정부가 2021년 5월13일 반도체에 510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한 것을 내세우며, 현 정부가 올해 1월15일 622조원이 투자된다고 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내용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2021년 당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230조원의 투자계획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110조원은 신규투자가 아니고 이천과 청주 생산라인(Fab)시설 교체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당시 이 금액의 상당부분은 해외투자금이기도 하다.

반면 이번에 정부가 국민에게 설명한 622조원은 순수하게 국내 투자금액이다. 현 정부 출범이후 용인 이동·남사읍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방침 외에 용인의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약 36만여평)에 20조원의 신규투자도 결정됐다. 기흥캠퍼스를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미래연구단지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투자다."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뛰고 있다. 미국은 지적재산을 보호하지 않는 중국이 반도체 강국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까지 통제하고 있다. 경제전쟁의 핵심을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오랫동안 반도체 강국을 자랑해왔으나 최근 대만 TSMC가 급부상하면서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선 아직 상당히 뒤졌다는 게 재차 확인됐다. AI와 로봇, UAM 등이 미래기술로 급속히 부각되고 있는데 시스템반도체 기술이 핵심이다. 정부가 용인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강력한 의지로 육성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이 국가산단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건 투자이며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사업이다. 선거철이 돌아왔지만 반도체 산업을 흔들어선 곤란하다. 시민 여러분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지키는 데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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