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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후계자들] 경영 시계 빨라진 삼표그룹…‘3세 정대현’ 지배력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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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3. 12. 05. 06:00

정 부회장 승진·유증 시기 맞물려
삼표산업 지분율 상승에 에스피 활용
시멘트·레미콘 편중 사업 탈피 숙제
철도 사업 해외 진출 공략 팔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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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삼표산업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차세대 그룹 수장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그룹 지배력 강화는 에스피네이처를 활용하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2013년 대원에서 인적분할한 뒤 삼표기초소재(2017년), 남동레미콘(2018년), 알엠씨·당진철도·경한·네비엔·당진에이치이(2019년) 등을 순차적으로 흡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웠다. 매출은 293억원(2013년)에서 8442억원(2022년)으로 급증했다.

4일 삼표산업에 따르면 회사와 에스피네이처와의 관계가 갈수록 밀착되고 있다. 삼표산업은 지난 3월 에스피네이처를 대상으로 6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에스피네이처는 삼표산업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대신, 삼표산업에 400억원의 대여금을 상환했다.

이후 지난 7월 삼표산업이 삼표를 흡수합병하면서, 에스피네이처의 지분율은 기존 17.21%에서 18.23%로 늘렸다. 같은 기간 동안 정 부회장의 삼표산업 지분율은 0.01%에서 5.22%로 상승했다. 에스피네이처의 최대주주가 정 부회장인 만큼, 정 회장(30.33%)에 이어 삼표산업의 2대주주의 자리를 공고히 한 셈이다.

최근 삼표산업이 진행 중인 1500억원 유상증자 과정에서도 에스피네이처와의 자금 거래가 이어진다. 삼표산업은 산업은행 외 4개 기관으로부터 1800억원을 차입할 계획을 세웠는데, 에스피네이처가 보유한 삼표시멘트 보통주 512만 4821주를 제3자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경우 사모방식의 비상장사 제3자 배정증자여서 상환우선주만 발행하면 되는 만큼, 지분율을 지킬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후계자 수업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에 이어 정 부회장이 지난달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의 부친인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76세로 고령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삼표산업의 자사주 44.73%는 정 부회장이 그룹 수장으로 거듭나는 마지막 수순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표산업을 분할한 후 에스피네이처와 합병하거나, 순차적으로 주식을 매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숙제는 시멘트·레미콘 등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건설경기가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에 삼표그룹 계열사들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거나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표산업은 최근 경기 안산시 소재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서 열린 '2023년 추계 한국시공학회 학술대회'에 참가해 콘크리트 및 골재 관련 기술을 홍보하고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삼표의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의 경쟁력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삼표피앤씨는 대우에스티와 함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법 신기술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공동주택 외 건축물 등에 적용할 수 있는 PC 신기술의 현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에스티는 유럽에서 사업 영역 및 제품 접근성을 확대해 대우건설, 중흥건설 등 현장에 할로우코어 슬래브(HCS)를 적용키로 했다.

삼표레일웨이는 인도 텍스마코 레일&엔지니어링(텍스마코)과 철도 분기기 시스템 관련 상호 협력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고,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텍스마코가 인도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등의 다국적 기업과 기술 협력을 체결한 만큼, 삼표레일웨이는 해외에서 사업 기회가 더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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