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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상도동에서 경매로 나온 빌라(건물면적 37㎡)가 3억8110만원에 낙찰됐다. 24명이나 입찰해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물건 중 응찰자가 가장 많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27%이었다.
신통기획 후보지에서 나온 물건으로 개발 기대감이 반영된데다 신축이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모두 응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로 개발을 추진하고 공공이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참여해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통상 5년 정도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이번에 낙찰된 빌라 물건은 상도15구역에 속해 있다. 상도15구역은 2022년 12월 신통기획 후보지에 뽑힌 곳이다. 현재 동작구로부터 구역 추가 편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구역 편입이 이뤄질 경우 기존 신통기획 구역면적(12만6218㎡)보다 넓어져 3000여 가구 대단지 공동주택 조성이 가능하게 된다.
신통기획 후보지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점도 응찰자들이 붐볐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가 의무지만, 경매는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아 전·월세를 놓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2015년에 준공된 신축 빌라로 실거주하려는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특수 물건을 제외하면 서울 빌라 경매시장은 여전히 저조했다.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 진행건수는 1268건으로 전월 대비 40% 늘었다. 2006년 5월 1475건 이후 물건이 가장 많았다.
낙찰률은 10.6%에 불과했다. 경매에 나온 빌라 열 채 중 한 채만 주인을 찾는 셈이다. 평균 응찰자 수도 2.84명에 그쳤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깡통 전세 문제가 이어지고 있고 아파트 선호 현상이 짙어져 빌라 가격이 반등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서울 빌라 물건은 앞으로도 계속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