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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공사비에…건설사, 정비사업 ‘손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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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10. 23. 19:07

부동산PF·고금리로 수익성 악화
여의도 노른자 사업지도 입찰 실패
조합과 갈등 가능서 커 응찰 저조
시공사 선정 불발 주요 도시정비사업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아파트를 지을 시공사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건설사들이 단독 응찰 혹은 무응찰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인한 사업성 악화를 우려해 사업 수주에 소극적 태도를 취한 결과로 풀이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제29조(계약의 방법 및 시공자 선정)에 따르면 정비사업 시공사를 선정할 때 한 곳의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하면 유찰된다. 다만 시공사 선정 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되면 정비사업 조합은 단독 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경기 군포시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 사업에 대한 2차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다. 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내달 열리는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커졌다. 도시정비사업은 2회 유찰 시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데, 앞서 지난 8월 시공사 선정 입찰 당시 무응찰로 1회 유찰된 바 있어서다.

이 사업은 경기 군포 산본동 일대 5만8139㎡ 면적을 재개발해 아파트 1441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것이다. 사업지에서 도보권에 수도권 전철 1호선 금정역이 있고, 2028년 완공 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지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촉진2-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시공자 선정을 위한 2차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앞서 지난 5일 진행한 1차 시공사 입찰이 무응찰로 유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서울 내 핵심 입지 중 하나로 꼽히는 여의도에서도 유찰 단지가 나왔다. 지난달 21일 마감한 공작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서 대우건설이 단독 응찰해 결국 유찰됐다. 이에 조합은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2일 재입찰 공고를 냈다. 2차 입찰 결과는 내달 8일 나올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는 이유로 건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급증이 지목된다. 치솟는 공사비에 정비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건설사들 사이에 수주를 포기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26으로, 3년 전(118.10) 대비 약 28% 증가했다.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33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말(130조3000억원) 대비 약 3조원 가까이 증가한 금액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추후 조합과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건설사들의 응찰 저조 원인"이라며 "고금리 기조 속에 사업 수주 시 감당해야 할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건설업계의 인식이 강해 시공사 선정 유찰 사례는 당분간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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