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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공동주최로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을 내년 2월 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유화, 먹그림, 매직펜 그림, 판화, 표지화와 삽화, 도자기 그림 등 시기별 대표작을 중심으로 270여점을 공개한다. '작고 예쁜, 동심이 가득한 그림' 정도의 단편적 설명에서 벗어나 앵포르멜(비정형 미술), 단색조 회화, 민중미술 등 여러 미술 사조 속에서 독자적 양식을 구축했던 화가의 면모를 살펴본다.
전시는 20대 시절 작품으로 시작된다. 장욱진은 학창 시절 여러 차례 공모전에 입상했다. 양정고보 5학년 때인 1938년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2회 전조선학생미술전람회에서 '공기놀이'로 사장상을 받기 이전에 이미 최소 네 차례 학생작품전에서 수상했다. 이 시기 작품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장욱진 그림과 사뭇 다르다.
장욱진의 그림에는 까치와 나무, 아이, 산수 같은 소재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전시는 이 중 까치와 나무, 해와 달이 등장하는 그림들을 따로 모아 이들 소재가 다양한 그림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살필 수 있게 했다. 특히 까치는 작가의 분신 같은 존재다. 장욱진이 평생 그린 유화 730점 중 60%에 까치가 등장할 정도다. 까치 그림은 1925년에 처음 시작돼 마지막 작품인 '까치와 마을'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는 생전 마지막 작품인 '까치와 마을'을 비롯해 국제신보에 연재된 염상섭의 소설 '새울림'에 그렸던 삽화 56점 전체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또한 전시 준비 과정에서 발굴된 장욱진의 첫 가족 그림 '가족'(1955)도 만나볼 수 있다. 1964년 일본인에게 판매된 뒤 행방이 묘연했던 것을 일본에서 찾아, 국립현대미술관이 구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발견 당시 일부 물감층이 떨어져 나가고 흰색 곰팡이가 피었던 것을 복구해 선보인다.
한편 이번 회고전에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의 소장품 6점이 걸렸다. RM은 2021년 미국 텍사스의 미술관을 방문했을 당시 장욱진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나무 아래 앉은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을 찍고 'ucchin vibe'(장욱진 느낌)이란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RM은 자신의 소장품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을 우려해, 어떤 작품들이 소장품인지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밝혔다고 미술관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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