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경·공매데이터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서울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1095건으로 전월 대비 33% 늘었다. 월별 기준 서울 빌라 경매 진행 건수가 1000건을 웃돈 것은 2006년 8월(1062건) 이후 처음이다.
서울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올해 1월 623건으로 저점을 찍은 뒤 3월 841건으로 불어났다. 지난 6월에는 912건으로 급증했다. 이후 7월 824건으로 주춤하다 8월에 1000건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아파트값 하락으로 대체재인 빌라의 매매와 전세가격이 동반 급락하면서 깡통전세 물건들이 속출해 빌라 경매가 증가했다고 지지옥션 측은 설명했다. 깡통전세는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진 경우를 말한다.
문제는 앞으로 빌라 경매건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월별 최다 진행 건수도 깨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역대 최다 서울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2006월 6월로 1182건을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강서구 빌라왕 사건과 관련된 물건 등이 아직 경매로 다 나온 게 아니어서 빌라 경매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빌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을 넘는 자치구도 있어 경매로 넘어갈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 신호로 판단한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서울 자치구 빌라 전세가율 통계에서 최근 1년을 기준으로 강서구와 관악구는 전세가율이 8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아파트값이 상승하면 빌라 매매가격도 오르며 경매에서 유찰된 물건들도 팔리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8월 빌라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도 12.6%으로 여전히 저조하다. 다만 전월(8.7%)보다는 소폭 올랐다.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지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을 포기한 빌라 등 특수한 상황에 있는 물건들이 대거 낙찰돼 일시적인 회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