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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계, 가격 꼼수…매운맛 더하고 가격은 최대 58%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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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3. 08. 24. 06:00

일각선 실적 하락 막기 위해 신제품 출시 추측
7월 가격 인하→빅3, 7월부터 순차 공개
업계 "전략적 판단 아래 신제품 출시"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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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업계 빅3인 농심·오뚜기·삼양식품이 최근 한달 새 기존 제품에 '매운맛'을 더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런데 기존 제품과 가격차가 적게는 390원에서 많게는 550원이나 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격인하 요구에 지난달부터 라면 가격을 인하해 실적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부랴부랴 신제품을 서둘러 내놓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신라면의 매운맛을 2배 높은 '신라면 더레드'를, 오뚜기는 '열라면'의 후속으로 마늘과 후추맛을 더한 '마열라면'을, 삼양식품은 신규 라면 브랜드 '맵탱'과 기존 간짬뽕보다 4배가량 매운맛을 높인 '간짬뽕 엑스' 등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가격 인하를 단행한 6월 이후 나온 제품이다. 그런데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50% 이상 비싸다.

편의점 기준 제품별 판매가격을 보면 '신라면 더레드'는 1500원으로 기존 신라면(950원)보다 57.9%(550원) 상승했다. 마열라면은 1500원(예정가)으로 열라면(950원)보다 57.9%(550원) 올랐다. 맵탱은 1300원(예정가)으로, 삼양라면 매운맛(910원)보다 42.9%(390원) 상승했다. g당 가격 상승률을 보면 오뚜기(58.2%), 맵탱(55.2%), 농심(51.9%) 등 모두 50%를 상회한다.

일각에선 제품 원가율을 고려하면 신제품 출시로 인한 가격 상승폭이 크다고 보고 있다. 마열라면은 기존 열라면에 마늘·후추를 추가해 놓은 신제품이어서, 제품 원가율 측면에선 50% 이상 뛰어오를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라면의 경우 개당 출고가격이 608원(2020년), 654원(2021년), 726원(2022년) 등으로 19.4%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동안 농심이 판매하는 짜파게티 가격 상승률도 24%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이들 업체 3곳은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번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라며, 일각의 분석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농심 관계자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가기 위해 연초 신라면 제페토를 선보인 것처럼 이번 '신라면 더레드'도 동일한 전략 아래 선보인 것"이라며 "매운맛을 선호하는 MZ(1980~2004년 출생)세대를 핵심 타깃으로 설정했다. 앞으로도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그동안 연구한 결과물이라며 선을 그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1996년 열라면을 선보인 후 인기를 끌다 최근 몇 년간 인기가 더욱 더 올라갔다"며 "특히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확산되면서 다른 부재료를 넣어 먹은 시기는 2020년인데, 당시 자체 조사 결과 순두부 다음으로 가장 많이 넣은 품목이 마늘과 후추였다. 이를 계기로 이번에 마열라면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핵심 시장으로 분류되는 빨간 국물라면 시장의 경우 매년 9월부터 겨울이 끝나는 다음해 2월까지 판매가 잘 되는데, 이를 위해 사전에 신제품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을이 오기 전인 8월에 신제품을 선보이고, 제품이 시장에 안착시켜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진행하게 된다"며 "이는 3월에 여름철 계절 상품을 미리 선보이는 것과 동일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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