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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에… ‘양극화’ 조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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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3. 08. 07. 16:44

보증금 미반환 우려에 매물 증가세
임차권등기 신청 증가 둔화 전망도
보증금 반환대출 규제 완화, 아파트 전셋값 상승 전환
전문가 "주택 유형별로 증감 양상 다를 것"
월별 전국 집합건물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 추이 등
전세보증금 미반환 우려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연립주택)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올해 들어 매월 증가세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정부가 전세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을 위해 역전세 반환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데다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달 상승세로 전환해서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의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545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약 29% 증가한 수치다. 월별 기준으로도 가장 많다. 4월 3084건, 5월 3706건, 6월 4228건에 이어 증가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세입자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돼 임차주택에서 자유롭게 이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세입자는 이를 반환받을 때까지 이사를 가면 안 된다. 보증금 반환 요건인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때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미리 신청하면 세입자가 이사를 가더라도 종전 주택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전셋값 하락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전세사기 사태가 속출하면서 세입자들이 대책을 강구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셋값 하락으로 최근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많아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금액은 약 1조8525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해 동안 기록했던 1조1726억원을 반년 만에 가뿐히 뛰어넘었다.

이에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돌려준 보증금도 오름세다. 같은 기간 HUG의 대위변제액은 총 1조3349억원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전체 금액(9241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업계에선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 오름 폭은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내 역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7월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에 한해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적용하던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총부채상환비율(DTI) 60%로 바꿔 집주인들의 대출 한도를 한시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세시장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다섯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2% 올랐다. 전주 1년 6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이후 2주 연속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주택 유형에 따라 임차권등기명령 신청도 양극화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시세가 비교적 안정적인 아파트의 경우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및 시장 회복 효과가 크게 작용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자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빌라(연립·다세대주택)에서는 역전세가 아닌 매매값이 보증금보다 낮아지는 '깡통전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신청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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