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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았던 백화점업계, 엔데믹에 주춤…MZ에게 답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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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3. 07. 12. 17:06

1분기 이어 2분기 실적도 암울…3분기 경기전망지수 79
더현대서울 성공 비결은 'MZ'…맛집·K패션 등 콘텐츠 발굴
신세계·현대, 식품관 리뉴얼…롯데, 맛집·K패션 월드타워몰 입점
롯데월드타워-horz
백화점업계가 보복소비 효과의 소멸이 현실이 되면서 맛집과 K패션 콘텐츠 등을 강화하며 MZ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롯데월드타워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엔데믹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보복소비 효과가 사라진 백화점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백화점 매출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명품과 패션 부문이 해외여행 재개와 장기화된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올 1분기 매출 성장세가 주춤하며 징조는 나타났고, 2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업계는 미래 소비주역인 MZ세대에게 답을 찾고 있다. F&B(식음)와 K-패션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리뉴얼을 전개하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백화점을 운영하는 주요 유통업체인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연결기준 올 2분기 실적은 좋지 않다. 롯데쇼핑은 영업이익은 8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02%가 오를 것으로 추정되나 매출은 3조8486억원으로 1.37%가 줄었다. 현대백화점은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의 영업재개와 면세점 활성화의 여파로 매출은 1조2086억원으로 7.41%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영업이익은 696억원으로 2.32%가 감소할 전망이다. 신세계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16%, 17.7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요 백화점의 매출처였던 명품과 패션이 주춤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보복소비로 가파르게 성장했던 백화점 3사 명품의 5월 매출 증가율이 1.9%에 그쳤다. 지난해 5월의 경우 증가율이 23.6%였다. 같은 달 남성의류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감소했고, 여성정장도 0.3% 역성장했다.

하반기 경기전망지수도 낮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소매유통업 3분기 경기전망지수는 77로 2분기(73)보다 오르긴 했으나 기준치인 100에 훨씬 못 미친다. 대형마트(93), 편의점(86), 백화점(79), 슈퍼마켓(71), 온라인쇼핑(71) 등 모든 업태가 기준치를 하회했지만, 특히 백화점은 전년 3분기 94에서 올 3분기 79로 유일하게 기대감이 하락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백화점들은 MZ 모시기에 주력하고 있다. 오픈 2년 만에 '1조클럽' 가입을 목전에 둔 더현대서울의 성공요인이 MZ에 있다고 판단해서다. 더현대서울의 2030 매출 비중은 약 65%다. 평균 40% 정도인 다른 백화점에 비해 월등히 높다. 콘텐츠의 차별화 중에서도 F&B와 K-패션이 더현대서울을 MZ성지로 이끈 요인으로 보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현재 국내 백화점 가장 규모가 큰 4500여평에 식품관을 조성해 맛집을 갖추고 있고, MZ가 열광하는 온라인 K-패션 브랜드 오프라인 1호 매장이 지하 2층에 입점해 있다.

이미 매출로 입증하고 있기에 현대백화점은 물론 다른 백화점들도 MZ들이 선호하는 맛집과 K패션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 월드타워몰 노티즈
지난 3월 롯데월드타워몰 5~6층에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 '노치드월드'는 일평균 3000명 이상의 고객이 몰리며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MZ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채우고 있다. 지난 3월 5층과 6층에 플래그십 매장으로 오픈한 '노티드 월드'가 대표적이다. '노티드 월드'는 일평균 3000명 이상의 고객을 불러모으며, 인접 매장의 매출 상승까지 견인하고 있다. 노티드가 위치한 월드몰의 5~6층 전체 4월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5배가량 올랐다. 또한 지난달 2일에는 수도권 백화점 최초로 '아더에러' 매장을 오픈해 오픈런을 빚기도 했다. 이를 기점으로 같은 달 29일에는 3년간의 삼고초려 끝에 '마르디 메크르디'의 유통업계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도 했다.

연매출 3조 백화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전문관 리뉴얼이 한창인데, 최근에는 15년 만에 식품관 리뉴얼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패션과 뷰티 매장이 있는 센트럴시티 내 파미에스트리트를 식품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공사에 들어갔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식품관에 이 공간은 물론 신세계면세점이 있던 공간까지 더해 국내 최대인 6000여평 규모의 식품관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조사한 결과, 백화점 방문 목적으로 물건 구매(38%) 외에 외식(15.6%)과 장보기(10.9%)를 주로 꼽았으며, 백화점에서 쇼핑 외에 가장 많이 경험한 것 중 하나로 외식(87.1%)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점도 주목했다.

이미 지난해 8월 MZ세대 공략을 위해 뉴컨템포러리 매장으로 리뉴얼한 5층은 지난 1년간(2022년 9월1일~2023년 7월10일) 20대 매출이 191% 신장했고, 30대 매출도 47% 오르는 효과를 봤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파미에스트리트 일대를 재단장해 백화점 식품관으로 향하는 새로운 '간판' 역할을 하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이어 계속해서 식품관을 키워 파워풀한 집객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트로 테이블 전경3
현대백화점은 기존 푸드코트와 다른 개념의 '가스트로 테이블'을 지난 4일 서울 압구정 본점에 문을 열었다. /제공=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서 맛집 재미를 본 현대백화점은 최근에는 서울 압구정본점 식품관을 18년 만에 재단장해 '가스트로 테이블'이란 타이틀을 내세웠다.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과 디저트를 내세워 지난 4일 오픈해 1주일 동안 4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의 소비성향을 보면 맛집과 K-패션에 열광한다"면서 "미래 고객이자 핵심소비층인 MZ세대를 잡아야 하는 백화점업계로서는 맛집과 K-패션이 불황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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