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화그룹 업은 한화오션, 연일 경쟁사 견제…공격적 홍보 ‘지속’

한화그룹 업은 한화오션, 연일 경쟁사 견제…공격적 홍보 ‘지속’

기사승인 2023. 06. 16. 15:2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한화오션, 한화그룹 합병 후 본격 대외활동…자사 보도자료 통해 경쟁사 저격도
한화오션·HD현대, 2018년부터 기술 탈취 문제 논란…이달 말 수주전서 경쟁 치열 예상
HD현대1111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 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부스. /사진=김한슬 기자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홍보로 HD현대중공업을 견제하고 나섰다. 거듭된 적자·합병 지연 등을 이슈를 털어내고 경영 정상화의 닻을 올린 만큼 조선·방위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지난 2018년 이후 HD현대중공업과의 경쟁에서 졌던 수상함(물 위에 떠 있는 군함) 수주를 위해 만반의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날 자사의 선박 기술 개발 관련 설명자료에서 "한화오션은 대한민국 해군 첫 스마트 함정인 한국형 구축함(KDDX) 개발 사업의 개념 설계를 진행했으며, 이 설계 자료가 경쟁사 내부에서 발견돼 2022년 11월 그 경쟁사의 직원이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5년간 수상함 수주를 따내지 못하면서 이제는 제대로 성과를 내고자 회사 전체가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특별한 의도를 갖고 (해당 표현을) 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탈취 자료로 불거진 논쟁…"훔쳐서 활용했다"VS"사실무근"
두 회사의 논쟁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HD현대중공업 소속 직원 9명은 한화오션의 KDDX(한국형 이지스함) 개념 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말 유죄판결을 받았다. 동시에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025년 11월까지 2년간 방위사업청 무기 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불공정 행위 이력 감점(1.8점)을 받게 됐다.

문제는 2020년 실시된 방위사업청의 KDDX 1번함 사업 대상자로 HD현대중공업이 선정되면서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보안 사고에 대한 감점을 받지 않은 데다 제안서 작성에 탈취한 자사의 자료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해당 사안은 이미 법원과 방사청으로부터 문제가 없다고 판단받은 사안이라며 반박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한화오션은 2020년 8월 HD현대중공업이 자신들의 개념설계 자료를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자신이 우선협상대상자임을 확인하는 취지의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근거가 없다고 기각했다"며 "이후 방위사업청에도 이의를 제기했지만, 방위사업청 재검증위원회는 HD현대중공업이 개념설계 기밀을 본사업 제안서 작성에 활용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상반된 입장은 올해까지 지속돼 현재 한화오션이 KDDX 선정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었는지 감사원에 감사 진행을 요청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오션이 다시 한번 논란을 언급하자 HD현대중공업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러한 공개적인 경쟁사 발언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며 "다만 별도의 대응 계획은 없고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들을 착실히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양사 "수상함 기술력은 우리가 제일"…향후 수주전 치열 예상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생기면서 방위산업에서의 입지와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실제로 양사가 합병되면서 한화오션 수상함 및 잠수함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그룹 내 방산 계열사의 최신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이 최근 적극적인 활동에 나선 가운데, 양사는 이달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사업전(MADEX 2023)에서 처음 맞붙었다. 한화오션은 총 4대의 수상함을 전시하며 자사의 기술력을 홍보했다. 전시회 현장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깜짝 방문해 한화오션에 힘을 실어줬다.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부스에는 한영석 부회장이 참석해 한화오션과 신경전을 펼쳤다. 한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수상함 분야에서 HD현대의 경쟁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D현대가 1970년대부터 전투함을 건조한 역사를 지닌 만큼 향후 수주전에서도 우세하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는 이달 말에 예정된 차세대 호위함 '울산급 배치3(Batch-III) 5·6번함 수주를 두고 본격 격돌한다. 1번함은 2020년 수주 결과에 따라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이 진수했으며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가 건조하고 있다. 이번 수주 금액은 총 8000억원가량이다. 양사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 결과에도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정통 수상함 명가 재건을 위해 기술 개발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다가올 울산함 Batch-III 건조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