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품목 다변화로 생산·효율성↑
1인당 매출 기여액 5년새 77.1% 상승
농식품부, 이달 APC 광역화 계획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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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업이 스마트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전통적인 방식에서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물류 역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찾은 만인산농협 APC는 이같은 흐름에 맞게 변화한 대표 사례다. 2004년 설립된 만인산농협 APC는 2013년부터 자체적으로 자동화·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박기범 만인산농협 APC센터장은 "지난 2004년 처음 APC를 시작할 때는 치밀한 시장조사 없이 깻잎 주산지니까 소비자들이 당연히 많이 찾을 거라고 착각했다"며 "이후 7년여간 누적적자가 24억원에 달하는 등 폐점 위기까지 몰렸다"고 회상했다.
이후 만인산농협 APC는 농가 조직화, 품목 다변화, 시설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특히 자동포장기, 레일화, 로봇 도입 등 시설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에 힘을 쏟았다. 사람은 검품, 선별 등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고, 포장이나 운반 등 단순 반복 작업은 로봇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화 이전 대비 1인당 매출 기여액은 2017년 2억9700만원에서 지난해 5억2600만원으로 77.1% 상승했다.
깻잎 한 가지로 시작된 판매 품목도 136종, 648가지 상품으로 다변화했다. 단순히 원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캠핑용 간편모듬쌈과 같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상품을 구성했다.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과 편의점 등 온·오프라인 판로를 대거 확보했고 전국 31개 지역농협과 농산물 유통 협업도 추진했다. 그 결과 2013년 6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463억원으로 10년 새 8배가량 뛰었다.
APC의 경영 여건이 개선되면서 공선 농가의 소득도 함께 증가했다. 박 센터장은 "최저단가 지지제도 운영으로 예측 가능한 농업 여건이 조성되면서 농가의 재배면적이 늘어나 소득 증가로 이어졌다"며 "공동선별 농가 소득이 지난해 1억3100만원으로 2016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만인산농협 APC는 지난해 정부 지원 등을 포함 83억원을 들여 시설을 증축하면서 두 번째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로봇 등 기존 설비에 더해 상자를 자동으로 공급하는 디스태커와 창고관리시스템 등을 추가로 설치해 생산성을 높이고 상품과 출하 농가의 정보를 자동으로 데이터화하는 상품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해 진정한 스마트 APC로 거듭났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주요 품목 주산지에 스마트 APC를 2027년까지 100곳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마트 APC로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사과, 배, 토마토, 양파 등 10대 품목별 스마트 APC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거점 스마트 APC를 중심으로 인접 APC를 기능별로 묶는 광역화 계획도 이달 말까지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