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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성 착취물 300개↑’…제2의 n번방 ‘엘 사건’ 수사 난항

‘미성년 성 착취물 300개↑’…제2의 n번방 ‘엘 사건’ 수사 난항

기사승인 2022. 09. 0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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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착취물 추적단 사칭해 피해자 유인·협박해
지난 1월 피해 신고 접수됐지만 수사 부진
경찰 "추가 공범과 함께 장기간 활동 추정"
서울경찰청2
서울경찰청 /아시아투데이 DB
'제2의 n번방'이라 불리는 '엘 성 착취 사건'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건의 주범은 여성을 가장해 미성년자에게 접근 후 성 착취물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이 알려진 후 전담수사팀을 꾸려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현재 아동·청소년 성 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용의자 '엘'(가칭)을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미성년 피해자 수는 6명이며 이외에도 적지 않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엘'은 이들에게 접근해 300개 이상의 성 착취물 영상을 제작·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텔레그램을 이용해 여성들을 유인·협박 후 성 착취물을 제작한 'n번방 사건'과 유사하다.

n번방을 추적했던 추적단 불꽃의 원은지 에디터에 따르면 "피해 영상을 경찰에게 공유하는 과정에 봤을 때 피해자는 대부분 아동·청소년이었다"며 "(피해자로) 확인된 분만 6명 정도다"고 말했다.

'엘'은 피해자들에게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접근했다. 피해자들에게 '텔레그램에 당신의 사생활과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겁을 주고 가해자와 대화하고 있으면 컴퓨터를 해킹해 가해자를 잡도록 도와주겠다며 피해자를 유인했다. 이후 다른 피해자들의 영상을 보내며 '똑같이 찍어 보내라'며 성 착취 사진과 영상을 찍도록 했다.

원 에디터는 "1분에 80건의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런 식으로 10시간 이상 협박하고 그 시간 동안 피해자는 50개가 넘는 사진과 영상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엘'은 n번방 사건의 주범들이 검거되던 시기에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에디터는 "텔레그램에서 2020년부터 활동한 흔적을 찾았다"며 "조주빈, 문형욱이 검거됐을 시기인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 활동했고 올해 5월까지도 성 착취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중 1명은 지난 1월 경찰에 피해 신고를 했다. 그러나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 수사를 맡아 진행이 더뎠고 8개월이 지난 후 지난달 31일이 돼서야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원 에디터는 "n번방 때처럼 수사가 더 강하게 이뤄줬으면 좋겠다"며 "수사 촉구를 위해 이렇게 공론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엘' 등이 여러 공범과 함께 오랜 시간 조직적으로 범행했을 거라 보며 전담수사팀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19년 국민들에게 충격을 빠뜨렸던 'n번방'은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 운영진이 불법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사건이다. 그해 7월 '불꽃 추적단'의 보도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작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징역 42년형, 'n번방' 운영자 문형욱은 징역 34년형이 확정돼 현재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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