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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곡물 수출 제한 “자국 공급 우선”…국제 식량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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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3. 10. 13:15

TIES <YONHAP NO-1320> (REUTERS)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국내 시장 안정을 위해 밀 등 주요 곡물 수출에 대해 빗장을 걸자 세계 곡물 공급 위기와 식량 위기도 커지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국내 시장 안정을 위해 밀 등 주요 곡물 수출에 대해 빗장을 걸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로만 레셴코 우크라이나 농업식품부 장관은 밀·귀리·수수·메밀 등 필수 식품에 대해 연말까지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농산물 수출 금지 조치에는 육류·가축 등의 품목도 포함된다.

레셴코 장관은 이날 정부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위기를 막고 시장을 안정시키며, 국민들의 주요 식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출 금지 조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주요 곡물의 자국 우선 공급 방침을 밝혔다. 이날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러시아 곡물은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국내 업계에 먼저 공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저금리 대출, 파종 지원 등 농업인에 대한 지원책도 발표했다.
전 세계 밀과 보리 수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에 규제를 걸면서 곡물 공급 위기와 함께 식량 위기도 커지고 있다. 통신은 곡물 수출이 급감할 경우 유럽·아프리카·아시아에 식량 위기가 닥칠 수 있으며 레바논이나 이집트 같은 국가는 식량안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식량 위기 대책 마련을 위해 밀 재배 면적을 더 늘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의 위험관리·거래 중개업체 ‘IKON 코모디티스’의 올레 후에이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서방 국가들이 밀 재배 면적을 늘리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와 남미가 지난 10년간 밀 재배를 늘려왔지만 러시아가 배제된 현재, 남미에서 재배 면적을 확대하려면 산림을 훼손해야 하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도 밀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분석했다. 밀 재배 면적이 이미 역대 최대치에 달했으며 비료 가격이 급등해 추가 경작지 확보도 힘들다.

이에 세계 밀 시장이 지난 1972년 가뭄이 초래한 ‘소련발 곡물파동’ 이후 가장 심각한 공급 위기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밀의 25%가 사라졌으며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60% 가량 폭등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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