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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길가던 남성 ‘묻지마 폭행’한 20대 여성…“전 연인과 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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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승인 : 2021. 12. 07. 17:14

지난달 20일 밤 동작구 숭실대 부근서 길가던 남성 무차별 폭행
피해자 "가해자 여자라서 방어만…이유 없이 맞아 심리적 충격"
전문가, 남성 피해자의 경우 수동적·소극적 대응 한계 존재
서울 동작경찰서 전경ㅇㅇ
서울 동작경찰서 /아시아투데이DB
술에 취한 20대 여성이 지나가던 남성을 아무런 이유 없이 때리는 ‘묻지마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가족과 함께 집 주변을 산책하던 40대 가장이 자녀들 앞에서 술에 취한 20대 여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례와 유사한 사건이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 남성 A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11시45분께 서울 동작구 숭실대입구역 부근을 지나던 중, 20대 여성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B씨는 A씨에게 갑자기 다가와 “전 남자친구와 닮았다”며 A씨의 가슴과 팔 부근 등을 무차별적으로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무차별 폭행은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도 계속됐고, 결국 A씨는 바닥에 넘어지면서 무릎과 골반 등에 타박상을 입고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당시 성추행 등 소지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방어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가해자가 여자라서 추후 성추행 등 문제의 소지가 생길까봐 경찰이 올 때까지 계속 방어만 하고 있었다”며 “모르는 여성에게 아무 이유도 없이 맞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폭행 사건 이후 A씨는 한동안 외출도 하지 못할 정도로 심리적인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7월 말에는 서울 성동구 한 공원에서 40대 가장이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술에 취한 20대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가해 여성은 가족들과 밤 산책을 하던 40대 가장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했고, 이를 지켜보던 고등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은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잇따른 남성에 대한 여성의 ‘묻지마 폭행’과 관련해 남성 피해자가 여성에게 폭행을 당할 경우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도리어 성범죄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남성이 여성에게 폭행을 당할 경우, 매우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나 법 체계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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