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졌던 대형 프로젝트 발주 예상..."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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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공사 수주액은 이날 기준 125억6957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58억8264만 달러) 대비 21%가 줄어든 금액이다.
올해 해외수주가 저조한 것은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에서 국내 업체들이 힘을 못 쓴 영향이 컸다. 이날 기준 중동지역 수주액은 41억2739만 달러로 전년 동기(76억8429만 달러)보다 46%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원유 수요가 줄자 중동 발주처들이 국내 건설사들이 노리던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를 연기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상황을 바꾼 건 국제유가였다. 21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02달러(2.8%) 오른 배럴당 73.6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WTI 가격은 2018년 9월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의 확대와 전세계적인 경기부양으로 원유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앞다퉈 내년까지 유가가 100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일 전망대로라면 국제유가는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0달러를 찍게 된다.
국제유가 상승에 웃음꽃이 핀 곳은 중동 산유국이다. 통상 이들 나라가 재정 부담없이 공사 발주를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해선 국제유가가 70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유가가 상승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자 중동 발주처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우디 아람코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3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0억 달러 상향하고, 대형 공사인 줄루프 프로젝트 입찰 일정을 2022년에서 오는 7월로 앞당겼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는 하일앤가샤 가스개발 프로젝트의 입찰을 지난 2월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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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연내 100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 입장인 한국은행조차 하반기 국제유가는 60달러 중후반보다는 높으리라 전망했다. 과거 저유가에 수주가뭄을 겪던 건설업계로서는 올해가 중동 수주를 다시 늘릴 호기인 셈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각국이 경기부양책에 나서고 있어서 과거처럼 국제유가가 40달러대로 떨어질 일은 없다”며 “국내 업체들이 이번 유가 상승을 절호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사들이 아무리 수주 지역을 다각화를 한다고 해도 중동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수주를 올려야만 전년 대비 해외수주액 증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