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등 신시장 개척...국내 주택분양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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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똑같이 상장에 나설 계획인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안재현 사장이 “기업가치 10조원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어 7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몸값을 10조원 이상 잡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신감 뒤에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톱 수준의 재무구조가 있다.
16일 현대엔지니어링의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보유 현금은 2조2064억원으로 유동부채 2조456억원보다 많다. 부채비율은 66.9%로, 10대 건설사 중 재무안전성이 가장 뛰어난 편인 DL이앤씨(103.6%)보다 높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43%) 같이 재무안정성이 최상위권인 반도체기업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장기간 그룹의 재무통들이 힘쓴 결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1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되고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 이후부터 현대차 출신들이 재경본부장(CFO)을 맡아왔다. 이들은 건설업체가 취약한 매출·미청구채권 및 원가관리를 자동차업계 수준으로 엄격히 관리했다.
재무에서 성과를 내자 현대엔지니어링이 눈을 돌린 것은 수주 확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1분기 수주잔고는 23조4376억원로 연매출의 3년 이상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형 해외 프로젝트도 속속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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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유럽·미국·러시아·동남아시아 등에서 신시장 개척 시장 다각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플랜트 설계 기술력과 사업수행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 부문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주택분양 목표를 역대 최대치인 2만51가구로 잡았다. 이는 지난 5년간(2015~2019년)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 분양물량의 3배 가까운 수치다. 회사 측은 지난해 7942가구를 분양했다.
주택공급 물량을 대폭 늘린 건 성장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새 먹거리를 늘리기 위한 시도는 모듈러 주택사업에서도 볼 수 있다. 회사 측은 이달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가리봉 시장부지 공공주택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옛 시장 주차장 부지(3708㎡)에 지하 3층∼지상 12층, 246가구 규모의 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짓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되는 단일 건축물 중 최대 규모로 추정사업비는 약 448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상장을 앞두고 몸값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면서 “1분기 영업이익률이 5.9%로 다른 건설사에 비해 낮다는 점이 단점이라 더 확실한 성장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