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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조선족 전문’ 조준, “실은 순둥순둥한 경상도 남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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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0. 07. 31. 10:40

조준
JTBC ‘모범경찰’에서 연쇄살인마를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조준이 극중과 달리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다./박성일 기자 rnopark@
배우에게 ‘악역 전문’이란 타이틀은 양날의 칼이다. 넘치는 개성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악역을 기가 막히게 소화할수록 보는 이들의 시선을 쉽게 잡아챌 수 있다. 반면 비슷한 배역만 반복해 연기하다 보면 ‘캐릭터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JTBC ‘모범형사’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연쇄살인범을 연기한 조준은 요즘 고민이 많다. 지난 2014년 ‘타짜 - 신의 손’을 시작으로 2016년 ‘아수라’와 2017년 ‘청년경찰’에서 조선족 동포 캐릭터만 내리 세 번이나 연기하고 이번에는 연쇄살인범 역할까지 맡은 탓에, ‘쎈캐(쎈 캐릭터의 준말) 전문’으로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이다.

극중 실감나는 중국 옌벤 사투리 연기로 출생지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덕분에 어떤 촬영장에선 제작진으로부터 옌벤 사투리 선생님 대접도 융숭하게 받았다.

배우 조준
JTBC ‘모범형사’ 촬영장에서 조준(오른쪽)이 선배 연기자 조재윤과 나란히 앉아 짧은 휴식을 즐기고 있다./제공=BMC엔터테인먼트
한 번 보면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만큼 강렬한 눈매 등 왠지 순탄하게 살았을 것 같지 않은 외모 역시 대중의 선입견을 부추긴다. “실제 성격은 얼굴과 다르다고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얘기할 순 없잖아요. (웃음) 출연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워낙 임팩트 강한 캐릭터만 연기하다 보니 영화계 관계자들의 러브콜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그런데 대부분 거칠게 살아온 캐릭터들만 주로 출연 제의가 들어와 아주 살짝 아쉽기도 해요.”
하소연대로 실제 성격은 순둥순둥하기만 한 그는 대학(계명대 통상학과) 입학후 가입한 연극 동아리에서 처음 연기의 맛을 봤다. 이후 서른 즈음에 서울 연극 무대로 진출했다. 고향인 대구와 서울에서 모두 30편이 넘는 연극에 출연했고, 요즘은 다음달 초부터 서울 대학로 JTN아트홀에서 무대에 오를 ‘뷰티풀 라이프’ 연습에 매진중이다.

배우 조준
조준(왼쪽)이 연극 ‘뷰티풀 라이프’에서 동료와 90대 노부부를 연기하는 장면이다./제공=BMC엔터테인먼트


한 부부의 오랜 사랑 이야기를 그린 ‘뷰티풀 라이프’는 2인극으로, 조준에게 연기하는 재미를 처음 일깨워준 작품이기도 하다. “90대 노부부가 남녀 주인공인데, 이야기는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진행되죠. 영화나 드라마속 제 거친 모습만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꼭 봐 주셨으면 해요. 제 장기가 실은 코믹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연기거든요. (웃음)”

한편 악역 연기에 일단 발을 들였으므로 끝을 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처럼 관객들이 자막을 보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조준은 “나이를 먹어가며 추구하는 배우상이 조금씩 달라진다. 하지만 보는 이들의 잡념을 허락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자 하는 초심은 죽을 때까지 그대로일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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