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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냐짱에서 한시간만 달리면…바다·사막·참파 문명 펼쳐지는 닌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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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19. 12. 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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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다낭·냐짱·푸꿕과 함께 바다가 아름다운 도시로 꼽히는 닌 투언 성(省)은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사막과 아름다운 자연 환경은 물론 참파 문명의 흔적까지 남아 있어 차세대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4대 만(灣)으로 꼽히는 빙히베이의 모습./사진=닌투언 정리나 특파원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베트남 냐짱은 ‘나트랑’으로 더 유명하다. 60년대 월남전 당시 베트남어가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Nha Trang 이란 지명을 영어식으로 읽던 것이 굳어진 것이다. 이곳에서에서 한시간 거리엔 ‘냐짱’만큼이나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가 있다. 냐짱 깜라인 공항에서 차로 한시간을 달리면 펼쳐지는 닌투언 성(省)과 성도인 판랑탑짬이다. 입소문을 타고 차세대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닌투언-판랑탑짬을 아시아투데이가 찾았다.

◇ 베트남 4대 만(灣) ‘빙히베이’와 누이쭈어 국립공원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히는 곳은 냐짱·다낭·푸꿕이다. 닌투언성의 북동쪽에 위치하며 판랑시에서는 약 40㎞ 떨어진 빙히(Vinh Hy)베이는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상업화되지 않은 탓에 빙히베이는 하얀 모래, 푸른 바다, 산의 능선과 어우러진 원시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바다다. 인근 능선 위 도로에는 빙히베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포토존들이 곳곳에 위치해있다. 베트남 ‘힙스터’들이 발굴해 낸 명소로 입소문을 타며 젊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로, 차로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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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쭈어 국립공원 내 위치한 항 자이는 해수면이 높아질 때면 물에 잠기며 폭포처럼 흘러 내리는 모습에 ‘바다의 폭포’라고 불린다. 항 자이 인근 해변은 한국의 제주도 못지 않은 경치를 자랑한다./사진=닌투언 정리나 특파원
빙히베이에서 차로 15분 거리엔 다양한 지형과 생태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누이쭈어 국립 공원이 있다. 해안가에 큰 식탁처럼 자리하고 있는 항 자이는 ‘바다의 폭포’라고 불린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때로는 물에 잠겨 폭포처럼 흐르는 모습은 자연이 빚어낸 걸작으로 꼽힌다. 해발 1000m에 불과하지만 높은 봉우리들이 매력을 뽐내고 있는 국립공원 내 트레킹도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가장 높은 꼬 뚜이산은 해발 1040m에 불과하지만 이곳에 오르기 위해선 증손자 봉우리를 시작으로 손자·동생·형·남편·부인 총 6개의 봉우리를 모두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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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쭈어 국립공원 인근 타이안 포도밭에서 작업중인 노동자의 모습. 판랑의 포도는 과즙이 풍부하고 달기로 유명해 꿀과 와인을 만드는 데에도 쓰인다./사진=닌투언 정리나 특파원
국립공원 근처에는 포도밭들이 자리하고 있다. 과즙이 풍부하고 달기로 유명한 판랑 포도를 직접 따거나 구매할 수 있다. 누이쭈어 공원은 하루동안 다 둘러 보기 힘들 정도로 넓고 다양해 현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1박2일·2박3일 투어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바람의 도시’ 판랑을 느낄 수 있는 무이징 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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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m 가량 펼쳐진 사막과 모래언덕을 건너면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무이징 곶. 추가금을 내고 지프차로 사막을 건널 수도 있다./사진=닌투언 정리나 특파원
닌투언 성의 성도인 판랑은 베트남에서 바람이 가장 많이 불고 거센 ‘바람의 도시’다. 판랑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무이징 곶은 모래 사막과 푸른 바다를 한번에 볼 수 있는 베트남의 숨은 명소다. 아침 저녁 바뀌는 바람의 방향 덕분에 사막의 절반은 흰 모래가, 나머지 절반은 노란 모래가 덥혀 화이트-옐로우 샌듄이 동시에 펼쳐진다. 1㎞ 남짓 펼쳐진 사막과 모래 언덕을 순례자의 심정으로 걷다보면 곧 하얀 모래 해변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오아시스 같은 ‘바다’가 펼쳐진다.

해안가로 나가기 전 모래 언덕에 자리잡은 거대한 바위와, 해안가 근처에 자리잡은 프랑스 식민시절 지어진 등대도 볼거리다. 인근에는 ‘바람의 도시’의 특성을 살린 무이딩 풍력 발전소가 있어 도로를 달리며 거대한 바람개비 같은 풍력 터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참파 수공예품이 살아있는 버우쭉 도자기 마을·미 응이엡 양단마을
버우쭉 도자기 마을과 미 응이엡 양단마을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참파 수공예의 정수를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두 곳 모두 참족의 전통 기술로 도자기와 각종 양단제품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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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우쭉 도자기 마을에서 참족 고유의 방식으로 도자기를 빚는 도공의 모습./사진=닌투언 정리나 특파원
버우쭉 마을에선 참족의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도공이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빚는 중국 방식과 달리 참족은 물레 대신 도공이 직접 돌면서 도자기를 빚는다. 도공은 도자기를 빚는 작업대를 하루에만 수천번을 도는 셈이다. 참족의 도자기가 ‘온전히 인간의 손으로만 만들어진 도자기’로 꼽히는 이유다. 참족의 도공은 오직 여성만이 담당하며 남성이 도자기를 빚는 것이 엄격히 금지된다. 버우쭉 도자기 마을에서 생산된 다양한 모양의 도자기와 독특한 세라믹 제품들은 현지 주민들의 일상에서부터 베트남 유명 리조트의 장식품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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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응이엡 마을에서 참족 의상을 만들고 있는 장인의 모습./사진=닌투언 정리나 특파원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미 응이엡 양단마을에선 참족 고유의 문양이 두드러진 양단을 생산한다. 역시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생산되는 참족의 양단엔 시바신을 비롯한 참족 고유의 독특한 패턴이 새겨진다. 이 곳에서 양단을 짜는 장인들은 각자 고유한 패턴과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기성품과는 다른 독특한 창의성과 즉흥성이 두드러진다. 버우쭉 마을과 미 응이엡 마을 모두 여성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남성들의 생산·작업은 엄격히 금지되며 여성 장인들이 생산한 물품을 시장에 판매하는 역할만 담당한다. 여성이 중심이 된 참족 모계사회의 영향이다.


◇ 고대 참파왕국의 숨결이 남아있는 포클롱 가라이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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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발견된 참파 왕국 유적 중 가장 최남단에 위치한 포클롱 가라이 탑. 이곳에서는 참파력 음력 1월(양력 9월초 경) 새해를 맞이하는 축제인 ‘까떼’가 성대히 거행되는 곳이다./사진=닌투언 정리나 특파원
‘베트남’하면 흔히 유교와 불교를 떠올리지만 베트남 중남부는 과거 참파 왕국의 중심지였다. 13세기 말~14세기 초 관개수로와 농업 확대에 크게 기여한 왕 포클롱 가라이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이 탑은 고대 참파·힌두 문명의 찬란한 상징이자 현재까지 베트남에 남겨진 참파 유적 중 가장 최남단에 위치한 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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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클롱 가라이는 오늘날에도 참족들이 수시로 찾아 기도를 올린다. 포클롱 가라이 주탑 안에서 시바신을 섬기는 고유의 자세로 기도를 하는 참족의 모습./사진=닌투언 정리나 특파원
시바신과 고대 참파왕국의 명군들을 기리는 이 장소에선 참파의 후예이자 베트남 54개 민족 중 하나인 참족들의 새해 축제인 ‘까떼(참족력 음력 1월-양력 9~10월 경)’가 성대히 거행되기도 한다. 오늘날 닌투언에 거주하는 8만2000여명의 참족들은 이 곳을 찾아 시바신을 섬기는 고유의 자세로 기도를 한다. 아직 해석되지 않은 고대 산스크리트어와 참족 고어들이 빼곡히 새겨진 사원의 돌기둥 사이를 지나다보면 낯선 경건함에 휩싸이게 된다. 54개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다채로운 베트남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을 둘러보기 전후로 시내에 위치한 참파문화연구센터를 방문한다면 여행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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