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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사기꾼 마을 오명의 허난성 쑹리향 쑨좡촌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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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6. 09. 26. 16:04

군인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유명
인간이 태어나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최소의 단위는 바로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마을의 풍속은 개인의 인성 형성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 좋아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씩이나 이사를 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마을이 다 교육적으로 좋을 수만은 없다. 미국에도 할렘이라는 곳이 있듯 이상적이지 않은 곳도 많다. 중국에도 이런 마을이 없을 수 없다. 베이징의 유력지 신징바오(新京報)의 26일 보도에 의하면 허난(河南)성 상차이(上蔡)현 쑹리(崇禮)향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예를 숭상한다는 뜻의 이름과는 달리 중국에서 소문난 사기꾼 마을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쑹리향의 쑨장(孫莊)촌은 더하다. 쑹리향을 대표한다고 해도 좋으니까 말이다.

쑨좡춘
사기꾼의 마을로 유명한 허난성 상차이현 쑹리현 쑨장촌의 전경. 자수해서 유일한 살길을 찾자는 표어가 보이고 있다./제공=신징바오.
쑹리향과 쑨장촌이 사기꾼 마을로 전국적으로 낙인 찍힌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의 주민들이 군인들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관한 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관련 범죄가 중국에서 크게 화제가 될 경우 바로 이 지역 전과자들이 용의자로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한다. 또 진짜 범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수배령
허난성 상차이현 공안에서 최근 발표한 수배자 명단. 쑹리현과 쑨장촌 주민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제공=신징바오.
양 지역이 사기꾼 마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도 할 말이 없는 것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상차이현 공안이 최근 발표한 관내의 보이스피싱 범죄 관련 수배자 명단에 두 곳의 주민이 무려 98명과 25명이나 오른 것. 이는 전체 113명의 86%와 22%에 이른다. 이 정도 되면 두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이 사기꾼 마을로 매도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쑨장촌 곳곳의 풍경에서도 슬픈 자화상은 잘 드러난다. 눈에 띌만한 장소에는 하나 같이 “자수해서 유일한 살길을 찾자.”라는 표어가 유난히도 큰 글씨로 적혀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런 표어는 효과가 상당하다고 한다. 자수해서 광명 찾은 경우도 많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 약 4000여 명에 이르는 쑨장촌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을이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치게 되자 살길을 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사기꾼의 고장이라는 오명을 떨쳐버려야 한다는 인식 하에 마을 기풍의 대대적 쇄신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는 것.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에 필요한 돈은 모두 보이스피싱을 통해 주민들이 벌어들인 돈이라고 한다.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을 듯하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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