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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에 사는 앤 패트리샤 레돌프(45) 씨는 “7살 난 아들이 ‘누구나 아빠가 있다’는 친구의 말에 ‘나는 아닌데’라고 대답하는 것을 들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우리 아들은 2살 때부터 자신이 (정자)기증 아기이며 가족은 엄마와 자신뿐이란 점을 알았다”라며 “한부모 양육이 힘든 것은 사실이나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돌프는 덴마크에서 늘어나는 ‘싱글맘(solomro)’족의 구성원이다. 덴마크에서는 태어나는 아기의 10명 중 한 명은 정자 기부를 통해 파트너 없이 임신·출산한 싱글 여성의 아기다.
덴마크 오덴세 대학병원 불임난임센터 실험실 소장 카린 어브는 “덴마크서 2007년부터 독신 여성들이 무료 임신관련 치료를 받게 된 후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임신촉진 치료에 의한 출생률을 가지고 있다고 어브 소장은 말했다.
정자은행들 역시 이성애자 독신 여성의 수요가 늘어났다고 증언한다.
세계 최대의 정자 은행인 크리오스 인터내셔널은 “현재 고객의 50%가 독신 여성이다”라며 “특히 이중 절반 가량이 박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고학력 여성 고객이 급격히 늘어났다. 2020년에는 70%의 고객이 싱글여성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물론 싱글 여성들이 처음부터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코펜하겐 대학 공공보건학과 론 슈미트 부교수는 “클리닉을 찾는 싱글 여성의 약 3분의 2가 현재 혹은 과거 연인과 아기를 만들고 싶어했으나 그 남성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임신클리닉을 찾는 커플의 평균연령은 33세인데 반해 같은 경우 싱글 여성의 평균연령은 36세인 것으로 보아 싱글 여성들이 아기를 같이 키울 남성을 기다리다 가능성이 확실히 없다고 판단되면 혼자서라도 임신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심리치료사 지그네 피요르드(41) 씨 역시 이러한 경우다.
그녀는 “언제나 아이를 셋, 넷 낳아 기르는 것을 꿈꿨지만 내가 30대에 만난 남자들은 모두 자신의 커리어나 플레이스테이션에 더 관심을 보였다. 내가 남성과의 임신출산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과 같이 인공수정을 통한 임신에 이른 과정을 설명했다.
“많은 고민을 했다. 전통적 가족을 이룬 경우라도 이혼이나 가정 불화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입양도 생각해 보았으나 덴마크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
물론 내 아이를 갖고 싶기도 했다. 하룻밤 상대를 통한 임신도 생각해보았으나 이 역시 동의없이 남의 정자를 훔치는 것이나 다름 없어 부정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정자 기증을 통한 인공수정만이란 결론만 남았다. 내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내 결정을 지지해주었다. 구세대인 아버지는 처음에는 반대하셨으나 일단 손녀딸을 안아보신 후에는 너무나 기뻐하신다”
교사이며 싱글맘으로써 두 자녀를 키우는 티네 부르(41)는 “덴마크에서는 온갖 형태의 가족들이 공존한다. (싱글맘이라는) 사회적 낙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덴마크는 가족친화적인 나라로 유명하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출산휴가가 52주이며 국가보조금이 양육비용의 4분의 3에 이른다. 아이를 낳고 복직하는 여성의 비율은 8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