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진핑(習近平·62)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얼핏 보면 마오쩌둥(毛澤東)과 유사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같은 중국인에 최고 지도자라는 사실만이 비슷하지 않나 여겨진다. 그러나 중국에 이런 유사점을 가진 사람은 적지 않았다. 그런 두 사람이 요즘 묘하게 닮아가고 있다. 심지어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이 제2의 마오쩌둥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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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마오쩌둥이 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시진핑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정계 소식통들의 15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분석은 최근 그의 행보가 무엇보다 잘 보여주고 있다. 우선 정치적 행보를 마치 학자적 이론으로 풀어내는 것이 비슷하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관영 언론의 15일 보도처럼 “반부패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구전이 필요하다.”고 한 최근의 말이 그렇다. 마치 군사 이론가이기도 한 마오쩌둥이 ‘지구전을 논함’이라는 글에서 밝힌 입장과 유사하다.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역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한때 시 총서기 겸 주석보다 정치적으로 몇 걸음 앞섰던 리커창(李克强·60) 총리의 존재감이 요즘 들어 더욱 희미해지고 있는 현실이 무엇보다 잘 말해준다. 마오가 저우언라이(周恩來)를 총리로 26년이나 기용했음에도 자신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게 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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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롤 모델이 되고 있는 마오쩌둥./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여기에 권력을 서서히 독점해가는 수법도 시 총서기 겸 주석이 마치 마오쩌둥을 벤치마킹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하다. 그가 시황제로 불리는 것은 다 이런 행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나 보인다. 실제로 두 사람은 가만히 살펴보면 유난히 닮은 점이 많기도 하다. 지금도 오지 중 오지인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에서 이른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다는 사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또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결정적 순간에 한마디씩 절묘한 말을 툭툭 던지는 스타일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여기에 어렵게 베이징 대학과 칭화(淸華) 대학에서 청강생으로 공부를 했다는 사실, 중후한 인상, 기층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과정 등도 알고 보면 비슷한 면이 없지 않다. 영국의 권위지인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난해 6월 시 총서기 겸 주석이 마오쩌둥이 가는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주장한 것은 이로 보면 크게 무리한 분석은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