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이를 내세우면 북한은 망한다."
북한 엘리트 출신인 한 탈북자는 3일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최근 실각한 것으로 전해지자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일이 사망하기 전 교시처럼 내려준 것이 이것"이라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3년 전 장성택의 숙청 가능성을 예견하고 국방부 등에 기고를 통해 알린 당사자여서 더 주목된다.
그는 "김정일 당시에도 '너 내 동생 남편 아니면 몇 번 죽었다'고 할 만큼 기사회생을 했는데 이번이 3번째 숙청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성택은 1978년 동평양에 있는 외교부 초대소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외교부 간부들 중 자신의 측근들을 모아놓고 연회를 열다 김정일의 눈밖에 나며 쫓겨난 적이 있고, 2002년 1월에는 국가예산을 개인목적으로 사용하다 사회안정국에서 처벌을 받고 아내 김경희와 강원도로 귀양간 적도 있지만 기사회생했다.
그동안 장성택은 당(黨)에서는 정치국 위원, 행정부장, 중앙군사위 위원, 중앙위 위원 직책을, 정(政)에서는 국방위 부위원장,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군(軍)에서는 대장 직책을 맡아 사실상 2인자 노릇을 해왔다.
주민들의 동요와 관련, "김정일 세력들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김정은에게 대응할 만큼은 아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주민들도 깜짝 놀라기는 해도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에서 장성택이 그동안 친분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황금평이나 나선지구 특구, 관광사업 등이 붕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매우 껄끄러워질 것"이라며 "만약 장성택을 다시 복귀시키기 위해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살려주라면 모를까 가당치도 않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북한의 권력은 김정은을 정점으로 최용해 총참모장 같은 경우 왕과 신하의 관계지만 장성택은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를 등에 업고 2인자 행세를 한 것 자체가 라이벌 관계여서 숙청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북한 보위부가 장성택 심복에 대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가는 등 일부에서 견제 분위기가 나타났고, 장성택은 올해 들어 공개활동을 극히 자제해온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해석했다.
최근에 장성택은 핵심 권력인 당과 군을 떠나 외화벌이 등에 매진하라는 지시를 받아 권력에서 멀어졌다.
그는 "달포 전부터 장성택이 정권을 잡으면 우리가 이렇게 살지는 않을텐데 하는 인민들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공교롭게도 장성택 쿠데타설이 퍼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은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도 변화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는 "북한 체제가 불안해질수록 과거 경험이나 사례를 볼 때 대남 도발이 잦아질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추가 도발은 않더라도 대남 선전선동과 비방 공세를 계속하면서 체제 결속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