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과 목포에서 계측기기를 이용해 계장제어와 자동제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A씨와 B씨는 요즘 잠을 이룰 수 없다.
두 업체는 제조물품으로 분리된 계장제어와 자동제어를 생산해 타지방은 아니더라도 인근 지자체에서 발주한 관급자재를 계약해 회사를 운영했지만, 최근 2년 동안 계약이 한 건도 없어 회사가 문을 닫을 정도로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계측제어나 자동제어는 소규모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소기업 경쟁 물품으로 분리돼 대기업 참여를 제한해 왔는데 언제부터가 조달청을 중심으로 일선 시군과 수자원공사 등에서 건설업인 통신공사업이나 전기공사업 면허 소지를 계약자격에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제조업체에게 건설업 면허 요구는 사실상 제조업을 하지 말고 건설업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군산 A씨는 “현행법에서 건설업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의 공제조합 출자금이 필요하다”며 “또한, 건설업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네 사람 이상을 채용해야만 되므로 인건비만 해서 년간 1억원 이상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이런 계약조건은 현 정부에서 말하는 창조경제를 역행하는 것이다”며 “소규모 제조업체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사실상 제조를 하지 말고, 건설업을 하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목포 B씨는 “계측제어나 자동제어는 그동안 순수 제조업체가 일했어도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소규모 제조업의 조달계약 원천 봉쇄나 같은 건설업 면허를 요구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지었다.
B씨는 이어 “10년 이상 제조업을 해 왔지만, 지금처럼 힘이 든 것은 처음이다”며 “소규모 업체가 할일이 있어만, 계약조건을 까다롭게 해 구경만 하게 하는 것이 ‘창조경제’인지 현 정부에 묻고 싶다”고 정부를 원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