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3일(현지시간) ‘한국 국가지도자 보좌진의 미국 내 행동에 사과’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소식을 전하면서 이같이 꼬집었다.
IHT는 젊은 여성에 대한 성추행을 사소한 일로 여기는 경향이 고위층 남성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점에 주목, 일반 한국인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이번 사건이 더욱 격한 반응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성추행 방지 교육을 시작했지만 남자 상사들이 회식자리에서 젊은 여성을 더듬고는(grope) “취해서 그랬다”며 발뺌했다는 이야기를 흔하게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번 ‘윤창중 사태’를 통해 이 같은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IHT는 이번 사건이 신문의 1면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있고, 인터넷 블로그에는 ‘나라 망신’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고 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분노한 한국인들이 ‘미국에서라면 더 강력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에 윤 전 대변인의 미국 측 인도를 정부에 강력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사태가 박근혜정부를 둘러싼 ‘인사 논란’의 확산에 일조했다며 박 대통령이 도덕 수준이 의심스러운 인물을 주요 공직에 임명한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첫 여성대통령인 박 대통령이 성폭력을 ‘4대 사회악’ 가운데 하나로 언급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도 AFP통신을 인용한 지난 10일 자 윤 전 대변인 관련 기사에서 한국의 낮은 ‘성(性) 평등 순위’를 거론하며 ‘윤창중 사태’를 꼬집었다.
텔레그래프는 한국의 성 평등 순위가 세계 135개국 가운데 108위로 아랍에미리트(UAE)보다도 한 계단 낮다고 했다.
텔레그래프는 또 ‘한국 여성들이 여전히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주의와 마주해야 하는 처지’라며 성별 간 소득 격차가 크고 여성들이 기업이나 정치권에서 고위직에 진출할 기회도 많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