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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100세 시대]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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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필 기자

승인 : 2013. 01. 26. 13:45

* 퇴직 후 갈 곳 없어 재도약 꿈꾸는 5060 자화상
성남구미도서관 앞 전경. / 사진= 이정필 기자

아시아투데이 이정필 기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한 시립 성남구미도서관. 25일 오전 9시 좌석표를 뽑는 학생과 성인들이 보인다.

학습을 할 수 있는 열람실은 총 428석으로 오전 7시부터 여는데 학생열람실보다 성인열람실 자리 경쟁이 더 치열하다.

일반 열람실은 잔여좌석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성인열람실은 자리가 거의 없다.

책을 보는 문헌정보실과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전자정보실에도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대부분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해 관련 분야를 공부하는 5060 세대다.

열람실 안에는 학생보다 더 일찍 나와 공부하는 중년들이 수두룩하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 한석일씨(57·성남 구미동)는 “지난해 회사에서 나오고 무엇을 할지 찾아보다가 부동산을 하는 친구의 소개로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며 “집에 있으면 마누라 눈치가 보여 편하게 쉬지도 못한다. 일찍 아침을 먹고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한다”고 말했다.

창업 아이템을 찾고 있다는 박진호씨(64·성남 정자동)는 “퇴직을 하고 안 쓰는 게 남는 거라는 생각으로 3년 정도 집에만 있다 보니 일에 대한 의욕도 사라지고 건강도 나빠졌다”며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도서관에 갔더니 나와 사정이 비슷한 동년배들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 창업 관련 서적을 읽고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어떤 업종을 선택할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노트북 이용실도 일반 열람실과 마찬가지로 중년들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후 12시 30분, 지하 1층 구내식당. 사람들의 점심식사가 한창인 가운데 도시락을 싸온 중장년층이 적지 않게 보인다.

커피 바리스타 과정을 공부하는 최희영씨(53·여·성남 구미동)는 “구내식당 메뉴가 일반식당에 비해 저렴하지만 매일 쌓이면 무시 못해 도시락을 싸온다. 대학생 딸에게는 밥 사먹으라고 용돈을 주지만 내가 사 먹는 건 아깝다”며 웃었다.

도서관 구내식당 앞 전경. 

도시락을 제외한 외부 음식은 반입이 금지돼 있다. 도서관의 작은 배려가 돋보인다.


도서관 뒷문으로 나가보니 식사를 마친 중년 남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원래부터 알던 사이는 아니지만 매일 도서관에서 마주치면서 자연스레 알게 돼 지금은 재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

조금 늦게 와 열람실 자리를 잡지 못해 도서관 2층 문헌정보실과 3층 휴게실에서 공부를 하는 중년들이 눈에 띈다.

책을 읽는 중년 남성의 모습. 도서관에서는 이제 흔한 광경이다. 

오래 전 은퇴한 듯 차분히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는 노인의 한가로운 표정과 대비된다.

도서관은 이제 학생들의 공간이 아닌 인생 1막을 마치고 이제 다시 재도약의 2막을 준비하는 중년들의 장이 됐다.

한 어르신이 신문을 살펴보고 있다.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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