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라면 귀농귀촌을 계획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귀농귀촌은 산업화 이전 선비 등이 낙향해 지역활성화, 지역봉사 등을 이루며 시작됐다. 이후 지난 1930년대 농촌계몽운동으로 진행됐고 2009년부터 본격적인 귀농귀촌이 이뤄졌다.
지난 2011년에는 1만7000여명 귀농을 선택해 전년대비 81.9% 상승하는 등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귀농귀촌 붐이 일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부의 다양한 지원과 금융권의 지원, 교육 프로그램 등이 보완된다면 더욱 많은 이들이 귀농귀촌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는 ‘이촌향도’(離村向都) 시대로부터 현재 도시에서 농촌으로 향하는 ‘이도향촌’(離都向村)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현재 80% 가량이 귀촌을, 20% 가량이 귀농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귀농과 귀촌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귀농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내려가 농업에 종사하는 것이며 귀촌은 농촌에서 농사와 함께 다른 일을 함께 하는 것을 지칭한다.
초기 투자비용 등을 고려한다면 ‘선귀촌 후귀농’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귀농귀촌은 일종의 사회적 이민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생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귀농귀촌을 가족 동의없이 진행한다면 불화가 벌어질 수 있어 가족 한 사람이 아닌 전체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부부의 경우 서로 의견이 충돌된다면 제대로 된 귀농귀촌을 이룰 수 없다. 도시 생활의 경우 각자 영역에서의 활동이 가능했지만 농촌 지역은 공동체를 이루기 때문에 하나의 직업을 갖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부의 경우 자녀의 동의가 있어야 성공적인 귀농귀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귀농귀촌은 많은 갈등이 일어날 수 있어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협조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도시인의 귀농귀촌은 농촌 경제사회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지식인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생산적 유통망 조직, 마케팅, 수출 등 자신이 담당했던 영역을 귀농귀촌과 함께 현지 지역 사회에 결합시킬 수 있어 농촌 지역의 융복합 경제망을 구축할 수 있다.
이같이 사회적 이민이 농촌에 정착된다면 지역사회의 경쟁력 확보, 귀농귀촌인의 성공적 삶을 이룰 수 있어 서로간 윈윈(Win-Win)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막상 귀농귀촌을 선택하려는 이들에겐 경제적 소득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막연히 귀농귀촌을 하겠다는 개인적 생각보다 이전부터 어떻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농촌에서의 농업은 기술만으로 결과를 내놓는 것이 아닌 자연과 함께 이루는 결실이기 때문에 인간의 기술, 환경이 결합된 성과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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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학교 프라임칼리지 겨울방학 교육과정 '귀농귀촌의 이해' 1차 강의에서 유상오 그린코리아컨설팅 대표(방송대 주임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료=방송대 프라임칼리지 화면 캡쳐. |
이를 위해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에서는 수십년간 이룬 사회적 경험과 전문성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가 바람직하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라.
귀농귀촌을 선택하려는 세대라면 본인이 할 수 있는 농촌에서의 활동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귀농귀촌은 △결심기 △준비기 △실행기 △지역 적응기 △자립 및 안착기 등의 과정이 진행된다.
결심기는 귀농귀촌의 정보 수집과 현지에서 진행할 농업에 관한 기초지식을 학습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가족의 동의를 얻고 기초 교육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준비기에는 텃밭농사, 시골여행 등을 통해 사전 경험을 해야 한다. 사전 경험없이 농촌에 정착할 경우 부적응에 따른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전 교육과 경험 등이 진행됐다면 실행에 옮기는 실행기에 진입한다. 이때 귀농이냐, 귀촌이냐를 선택해야 하는데 각각의 선택요소는 다르다. 귀농의 작목과 지역을, 귀촌은 지역과 생활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지역 적응기부터 본격적인 귀농귀촌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컨설팅과 계획서를 작성하고 주택과 농지를 임대해 현지 적응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자립 및 안착기에 이를 때 귀촌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귀농귀촌은 기초지식을 배워 정착의 기본 여건을 마련하기 때문에 개인적 학습보다는 정부 또는 교육기관이 실시하는 귀농귀촌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란다농사, 텃밭농사 등도 귀농귀촌의 기초 준비과정이다. 사전 경험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짧게는 1~2년, 길게는 3~4년 가량 미리 준비하는 것이 성공적 안착을 이룰 수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귀농귀촌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40대 중반부터 서서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이들은 4050세대가 가장 많다. 적지않은 나이기 때문에 실패하면 재기가 힘들 수도 있다. 따라서 귀농을 선택하더라도 ‘반농반도사’(半農半都事), 즉 농촌생활과 도시생활을 반반씩 융합해 생활하는 것이 좋다.
도시에서 교사 또는 강사로 근무했다면 농촌에서는 농업과 함께 해당 지역에서 방과후교실을 운영하는 것이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경험을 농촌의 자원과 결합해 일하는 것이 초기 적응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귀농귀촌의 적응여부는 1~2년 사이에 결정된다. 이때 실패를 대비하기 위해 컨설팅을 미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적응기간 주택과 농지는 임대하는 것이 좋다.
농촌의 주택은 도시형 주택과 달라 임대를 해본 뒤 구입해도 늦지 않는다. 지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도시에서는 개인의 사적인 권리나 공간이 보장됐지만 시골은 공동체를 이루기 때문에 분리된 공간이나 활동영역이 적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궁합이 잘 맞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선임대 후구입’ 계획이 귀농귀촌 지역에서의 적응실패 후에도 다른 지역에서의 실행이 손쉬울 수 있다.
◇최소비용 투자가 바람직하다.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득’이다.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귀농귀촌을 선택하는 것은 매월 높은 연금을 수령하거나 재산이 많은 경우에나 가능하다.
귀농귀촌 후 매월 100만원 가량 수익을 창출한다면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이를 이루지 못한다면 제대로된 삶을 보장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귀촌형을 선택해 진입하는 것이 좋다. 귀촌형은 임대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최소비용을 들여 공동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지인을 대상으로 친환경 농산물 공급, 휴식처 제공 등 신뢰형 사업을 이루려면 인맥관리가 중요하다.
귀촌의 경우 초기 투자자금으로 3000만~5000만원 가량이 투입된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임대형이 아닌 소유형의 경우는 초기비용으로 5억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지난 2007년 서울대학교 분석 자료에서 정년 시점에 퇴직금을 제외한 평균 저축액이 6000만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 자산을 바탕으로 정년 이후 부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투자금액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재산을 바탕으로 귀촌을 하는 최소비용 투자가 바람직하다.
귀촌을 선택한다면 텃밭이 있는 주택과 현지 농민들과 함께 다양한 부가가치 사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교육기관을 찾아 선교육을 받는 것이 중요한 토대가 된다.
실제 은퇴자금을 마련한다면 대도시의 경우 2억5000만원, 중소도시는 2억원, 과소지역은 1억원이 필요하다.
귀농보다 귀촌을 먼저 선택하는 이유는 귀농의 초기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귀농형은 투자비용 중 3000평 가량의 농지를 구입할 경우 1억5000만~9억원 가량 필요하다. 농업에 투자되는 비용도 2억5000만~13억원 가량 투입된다.
농기계 구입과 주택은 각각 5000만~2억원 가량 소요되는데 토질·토양을 분석하는데만5~10년 가량 소요된다.
귀농 10년 후부터 이익을 본다고 분석할 수 있지만 4050세대가 60~70대에 농업에 종사하는 것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귀촌형은 임대형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적다. 이때 최소비용을 들여 공동체 사업을 벌이는 것이 좋다. 현지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벌이며 앞으로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 대안을 농촌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귀촌에서의 정착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특히 도시에서 형성된 지인 10인 이상의 후원인을 갖추고 있는 것이 좋다. 지인을 통해 수요의 입장을 만드는 것이 소득의 바탕이 된다. 평생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과 취미, 봉사를 공유하는 것도 은퇴 이후의 삶에 도움이 된다.
유상오 그린코리아컨설팅 대표는 “귀농귀촌은 농촌에서 자급자족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2015년까지 7만 가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지속적으로 귀농귀촌 인구는 증가해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농촌에서는 건강도 챙기고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다. 먹거리도 생산할 수 있어 인생 포감도와 맞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막연하게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100% 실패한다. 준비 없이 귀농귀촌을 할 경우 지역사회와 융화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이 갖춘 지식과 지혜를 결합해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