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젊은 친구들과 소통할 기회가 거의 없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은어가 섞인 대화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언어의 단절이 세대간의 교류 단절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에서 자주 사용되는 은어는 4가지 종류로 나뉜다. 표준어에서 파생된 은어로 '돋네'(돋다에서 파생돼. 명사 뒤에 붙어 그 뜻을 강조하는데 쓰이는 말),'드립'(애드리브에서 파생된 단어) 등이 대표적이다.
두번째는 가장 많이 쓰이는 줄임말이다. 타인의 외모를 비하할 때 쓰이는 '안여돼'와 '안여멸'은 각각 '안경 쓴 여드름 돼지'와 '안경 쓴 여드름 멸치'의 준말이다. .
세번째는 표준어를 변형시킨 단어들이다. '에바'는 '오버하다'가 변형된 말이다. '쩌리'(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겉도는 아이)는 '겉절이'의 '절이'가 '쩌리'로 변형된 경우다.
네번째는 외국어와 국어를 합성한 단어들이다. 'SC'는 '센(S) 척하는 캐(C)릭터'의 준말이다. '썸남' 혹은 '썸녀'는 '썸씽(something)이 있는 남자 혹은 여자'를 의미한다. '크리'는 최악 혹은 최고의 상황을 꾸민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웅수씨(51)는 "아이들 미니 홈피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올라온 글들을 60% 정도밖에 이해할 수 없었다"며 "단순한 인터넷 용어가 아니라 실제 대화에서도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같은 10대들의 은어는 독창적이고 재미있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은어 사용으로 인한 우리말 파괴와 소통의 단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층이 나이를 먹으면 바뀔 거라는 예측은 너무 순진한 기대다. 10대 때 사용했던 언어 습관들을 20대에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최근 심각성을 더하는 건 스마트폰의 전국민적인 보급으로 이와 같은 은어들이 세대를 넘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10대와 20대가 차지한 온라인 세상에 호흡을 맞추기 위해 중장년층까지도 이와 같은 언어를 배워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언어 습관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 아나운서 출신의 고려대학교 오승연 교수는 중장년층의 따끔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교수는 "은어나 비속어의 유례, 의미를 잘 알지도 못한 채 생각 없이 내뱉는 아이들이 많다"며 "요즘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 중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뜻을 물어보지도 않고 넘어가거나 방치하곤 한다. 반드시 그 말의 의미나 유례를 찾아본 후 좋지 않은 단어일 경우 아이들이 쓰지 못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