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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19 그리고 80'의 박정자(사진 오른쪽>. |
아시아투데이 전혜원 기자 = 60~70대 노장 배우들의 연기 투혼이 뜨겁다.
연기파 배우 유인촌(62), 박정자(71), 사미자(73), 최주봉(68) 등이 최근 무대에 올라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손숙(69), 윤소정(69), 이호재(72) 등은 내달 연극으로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유인촌은 자신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낭독극 ‘파우스트’를 통해 배우활동 재개를 알렸다.
유인촌은 서울 청담동 유시어터에서 지난달말과 이달초에 열린 ‘파우스트’ 공연에서 주인공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를 동시에 연기했다. 7년만에 무대로 돌아온 그는 관객들에게 여전히 배우로서의 건재함을 알렸다.
지난해말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학장으로 임명된 연극계 대모 박정자는 서울 저동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19 그리고 80’으로 최근까지 관객과 만났다.
연극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이 작품에서 박정자는 80세 할머니 모드 역을 맡아 “연기인지 실제 모습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라는 평을 받으며 관객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드라마를 통해 낯익은 배우 사미자와 최주봉도 음악극 ‘노래하는 늙은 부부 이야기’를 통해 인기몰이를 했다.
지난달말까지 서울 정동 세실극장에서 공연된 이 음악극에서 사미자와 최주봉은 노래를 직접 부르며 노년의 사랑에 관해 이야기해 동년배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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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어머니'의 손숙 |
올해 연기인생 50주년을 맞은 손숙과 지적인 연기로 잘 알려진 윤소정, 이호재는 각각 연극 ‘어머니’와 ‘에이미’로 관객에게 노크한다.
손숙은 내달 1~17일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어머니’에서 남편의 바람기와 혹독한 시집살이, 자식의 죽음까지 감내해야 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해학적이면서도 가슴 절절하게 표현한다.
윤소정과 이호재는 다음달 15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에이미’ 무대에 오른다. 윤소정은 3년전 ‘에이미’ 초연에 출연해 히서연극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호재 역시 초연에 함께해 “노익장으로 작품의 묘미를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이 두 배우는 이번 공연에서도 같은 역을 맡아 신구세대의 갈등과 사랑, 진정한 예술, 용서와 화해 등 다양한 화두를 던질 계획이다.
현수정 공연평론가는 60~70대 배우들의 왕성한 활동에 대해 “잠시 반짝하는 스타 배우들이 각광을 받는 일이 많은 가운데 꾸준히 연기인생을 살아온 노장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는 건 무척 반가운 일”이라며 “노배우들은 작품에 깊이를 더해주고 관객들에게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 평론가는 “고령화사회 속에서 노배우들의 역할은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앞으로도 고령배우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작품이 많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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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이미'의 윤소정<왼쪽>과 이호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