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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원장이 10·26 재보궐 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지 않고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한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면서 ‘안철수 대망론’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안 원장이 지난 1일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쳤을 당시만 해도 그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이날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연찬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부분 “안철수가 무슨 정치야”라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이날로부터 5일이 지난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안 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보선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최고위원과 민주당의 한명숙 전 총리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본선 검증과정을 거치면 상황이 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안 원장이 나오면 서울시장 선거는 하나마나’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서울시장은 안 원장과 체급이 맞지 않는다. 박원순 변호사에게 시장 후보직을 양보하고 차기 대선에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 결정에 가장 큰 고민은 박원순 변호사와의 관계”라며 ‘그쪽을 밀어드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나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0년대를 경험했다”며 “(현 집권 세력을 보면서) ‘아, 거꾸로 갈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그의 발언은 박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이와 관련, ‘시골 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병원장은 5일 한 언론의 취재에 대해 “안 원장과 박순 변호사의 인간적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깊다”고 전제한 뒤 “안 원장의 인간성으로는 그럴(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수 있다”며 “안 원장의 최대 단점이 권력의지가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안 원장이 조만간 박 변호사를 만나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안철수 대선,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안 원장이 1970년대를 거론한 것은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안 원장의 지원 세력 중 일부는 그의 대선 출마를 바라고 있고, 정치적 조언자로 알려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를 대선 후보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도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발, 자기 혁신을 통한 끝없는 도전이라는 점을 들어 ‘안철수 폭풍’이 10년 전 기성 정치 세력을 뒤흔든 ‘노풍(노무현 돌풍)’에 비견되며, 안 원장이 대권에 도전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아직 안 원장이 출마를 결심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평가는 곤란하지만 출마한다면 ‘노풍’과 성격이 비슷하면서도 영역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원장이 ‘박근혜 대세론’에 도전하는 새로운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박 전 대표가 2002년 대선 당시 ‘대세론’에 안주해 노 전 대통령에 일격을 당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안 원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서울시장 보선 출마 의사를 어렵게 밝힌 만큼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안 원장이 쉽게 말하고 행동하는 ‘가벼운 사람이 아니다’며 한번 선언한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