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홍경환 기자]성선설(性善說), 성악설(性惡說).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지겹도록 배우고, 끊임없이 시험을 봤던 문제입니다. 맹자(성선설을 주장했죠?)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서양철학자의 이름이 무엇이냐? 라고 물어보는 것이 대세였죠.
그런데 심리학 이론도 성선설과 성악설로 나눌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성악설로, 인본주의 심리학은 성선설로, 그리고 행동주의 심리학은 성무성악설(백지설)로 분류됩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행동이 ‘의식’이 아닌 ‘무의식’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며느리가 밥상을 차리다가 실수로 밥그릇을 깨트렸다고 했을 때, 이런 행동이 실수가 아닌 무의식의 작용 때문이라는 것이죠.
또 독자들도 한번쯤은 이드(원초아), 에고(자아), 슈퍼에고(초자아)라는 말을 들어봤을 텐데요. 이드란 생물학적 본성과 비슷한 것입니다. 먹고, 싸고 등등. 사람들은 이런 본능을 채우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 것이죠. 그래서 프로이트의 이론이 성악설로 분류되는 것 이구요.
그렇다면 성선설에 해당하는 심리학 이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본주의 심리학이 이에 해당됩니다.
인본주의 심리학은 정신분석학과 행동주의심리학에 대한 반발로 인해 탄생하게 됩니다. 사람은 무의식에 의해 지배받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의식하고 발전해 나가려하는 존재라고 본 것이죠. 또 행동주의심리학이 과학적 연구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각 개인의 독특한 감정과 사고를 경시한 점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을 했습니다.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은 모든 사람들은 ‘자아실현’을 이루려는 욕구가 있다고 봤습니다.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은 모든 사람들이 잠재된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봤기에, 인본주의 심리학은 성선설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동주의 심리학이 있는데요. 행동주의는 인간을 백지상태로 봤습니다. 일종의 성무성악설인 것이죠.
행동주의 심리학이 성무성악설에 해당되는 것은 인간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해주느냐에 따라 사람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교육․양육 환경에 따라 각각의 사람을 과학자로 양성할 수도 있고, 시인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매우 엄격한 ‘과학적 실험’을 중요시 여겼기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서 자신의 이론을 입증하려고 하기 보다는 쥐와 같은 동물 실험을 통해서 설명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행동을 하등동물(?)을 통해서 입증하려 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심정적으로 반감을 갖게 되죠.
심리학 카페를 시작하려 마음먹었을 때, 이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했었습니다. 심리학의 골격이 어떻게 돼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어찌하다보니(솔직히 딱딱한 이야기인지라 무의식적으로 미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야 이 부분을 이야기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