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불황 장기화·사업 재편위해 유동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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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에 1조1472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1.6% 줄어든 수치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48.4% 증가한 1조246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기준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자산은 1조8880억원인데, 전체 투자액이 2조20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매해 보유 현금만큼이 투자금으로 나가고 있는 셈이다.
당장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95.56%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차입금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10조4835억원으로 2년 새 48% 늘었다.
그동안 글로벌 2위를 자랑하며 효자사업군으로 꼽혔던 수처리사업부문의 매각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파악된다. LG화학 측은 매각 건과 관련해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끼고 있으나, 관련업계에서는 LG화학이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와 협상 중이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수처리 사업부문은 지난해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사업 확장을 위해 2026년부터 생산공정 현지화 계약을 체결하는 등 11년 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 추정되는 몸값만 1조원대다. LG화학은 매각이 성사된다면 사업을 배터리소재·친환경소재·신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화학은 이같은 계획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최근 연간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는 "투자 우선순위를 정교화해 투자를 감축하고 포트폴리오의 인앤아웃(재조정) 작업을 지속 추진하면서 자산 효율화를 고려하겠다"고 밝혔으며, 신학철 부회장은 "올해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 2조5000억~2조7000억원에서 1조원 가량 축소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화학의 사업 재조정은 앞으로 계속될 여지가 있다. 현재 석유화학 업계는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 사업 재편을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컨설팅 용역까지 진행됐으며, 조만간 정부의 후속 지원책이 나올 전망이다. LG화학 뿐 아니라 롯데케미칼 등 주요 화학사들이 모두 자산 재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자산이 LG에너지솔루션에 보유하고 있는 81.8%의 지분이다. 다만 한때 60만원대를 넘었던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현재 30만원대로 당장 매각을 고려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화학은 30일 1분기 실적발표를 앞뒀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매출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인 6조원,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감소한 600억원대를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