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물류비 상승 탓 비용압박 관측
국내·수입업체 줄인상 가능성 주목
|
27일 업계에 따르면 JTI코리아는 다음달 1일부터 9종의 담배 가격을 100∼200원 인상한다. 메비우스 LBS 시리즈 5종(선셋비치·스파클링듀·시트로웨이브·맥스옐로우·아이스피즈)은 기존 4500원에서 4600원으로, 메비우스 이스타일 6과 이스타일 3은 4200원에서 43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인상한다. 카멜 블루와 카멜 필터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200원 상향 조정한다.
시장에선 다른 담배 회사들의 가격 인상 여부에 주목한다. JTI 코리아의 가격 인상 예고에도 현재까지 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 등 다른 수입 담배업체와 KT&G 등 국내 담배업체들은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각종 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 압박 요인이 많은 상황인 만큼, JTI코리아를 시작으로 다른 담배회사들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담뱃값은 지난 10년간 4500원으로 사실상 고정돼 왔다. 2015년 정부의 담뱃세 인상에 따라 담배업체들은 일괄적으로 담배 가격을 올렸다. 당시 가격 인상으로 담배 가격이 2배 가깝게 오른 탓에, 이후 여러 가격 인상 요인에도 담배 업체들은 4500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환율, 물류비 등이 상승하면서 다시 한번 가격 인상 필요성이 나온다. 담배 업체들은 국내에서 생산한 담뱃잎 등을 사용하지만, 해외에서 필터와 각종 원료들을 수입한다. 이 때문에 환율과 물류비 등이 오르면 제품 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으므로 가격 인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담뱃세로 인한 가격 인상도 10년 전 일이고, 업체들도 인건비와 물류비, 환율 등 각종 제반 비용에 대한 압박을 적지 않게 받고 있다"며 "2015년 이후 인건비 등 인상 요인은 있었지만 가격 인상을 하지 못했던 만큼, (가격 인상에 대해) 고민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담뱃값이 10년째 오르지 않고 있었던 만큼, 중장기적으로 8000원 인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98%인데 국내 담뱃값은 2014년 이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면서 "1달러에 1100원 수준이었던 당시 원·달러 환율을 고려하면, 8000원 인상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금연단체 또한 담배 가격 인상에 대해 우호적이다. 대한금연학회 관계자는 "국내 담배 판매량은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신종 담배 흡연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 '담뱃값 인상'인 만큼, 2021년 보건복지부가 담배 한 갑당 OECD 평균 7달러, 우리나라는 4달러 정도라고 발표했던 것을 고려해 담배 가격을 OECD 평균인 8000~1만원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