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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K-조선①] ‘최초·최고 타이틀왕’ HD현대, 친환경 선박 ‘액화운반선’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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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4. 17. 17:57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 4척 중 1척 진수
2027년 탄소세 부과 등 규제 강화 대응
선박 개조·새 에너지원 발굴 등 주력
글로벌 해양시장서 친환경 항로 개척
세계 1위 타이틀을 수년간 지켜온 대한민국 조선업. 초호황기를 맞았지만 물량공세로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그러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압도적 기술력은 K-조선의 주도권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다. 긴 불황의 시간을 견뎌내며 담금질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더 큰 도약을 노리고 있다. 친환경 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해양 방위경쟁도 치열해지는 데다 글로벌 무역 장벽은 두터워지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선사,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15세기부터 이어진 '항해의 시대'다. 에너지부터 식료품까지 아직도 대부분은 배로 옮겨진다. 다만 달라진 건 동력이다. 이제는 탄소를 내뿜는 연료 기반 선박은 퇴장해야 할 때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7년부터 탄소 배출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등 세계적 친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흐름이어서다.

HD현대는 친환경 선박 기술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있다. 기존 선박들의 동력원을 저탄소 연료로 바꾸는 작업, 그리고 결국 무탄소 동력원으로 운항하는 선박을 만드는 기술은 회사의 '주특기'다. HD현대의 기술은 수많은 '최초'·'최고' 수식어를 달고 있다.

◇고난도 기술 요구되는 고부가 선박 휩쓸어… 환경규제 바람 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소속 HD현대미포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진수했다. 지난해 수주한 4척 중 첫번째 선박으로, 다양한 액화가스화물을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다. HD현대는 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개발하면서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액화가스운반선은 고난도 기술력이 요구 된다.

또 최근 주목받는 건 암모니아를 연료로 한 선박이다. HD현대미포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수주한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4척의 건조를 시작했으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도 암모니아 연료전기 기반의 무탄소 전기추진 시스템, 발전용 엔진 대체 기술을 적용한 암모니아 운반선(VLAC)에 대해 글로벌 선급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10월엔 세계 최초로 선박 추진·발전에 모두 쓰일 수 있는 고압직분사 방식 암모니아 이중 연료 엔진도 개발해 글로벌 기관들의 인증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기존 선박의 개조도 주목받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노후 선박을 친환경 선박이나, LNG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 등으로 전환하는 개조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친환경 개조 시장에 진입한 2017년 이후 1000척 이상을 개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LNG 운반선을 부유식 저장설비로 개조하는데 성공하면서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첫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최근 노르웨이 선사로부터도 신규 계약을 따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LNG 가스 개발 프로젝트 추진 등 정책에 따라 노후 LNG운반선을 해상 터미널로 개조하려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운항 중 증발하는 기화가스를 다시 저장하는 재액화 설비 수요도 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척당 약 1000만 달러 규모로 10척의 재액화 개조 계약을 수주했으며, 이 중 2척은 국내 최초로 성공적으로 개조 작업을 완료했다.

◇에너지 전환의 종착지, 무탄소 추진 선박

HD현대는 지난 2022년 차세대 원자로 혁신기업인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해 SMR 사업에 진출했다. 해상에서도 무탄소를 현실화 하기 위해선 원자력 활용이 불가피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테라파워 등과 함께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를 설립,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하며 해상환경에서의 원자력 운영에 대한 글로벌 표준을 수립하고 해상 원자력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월 SMR기술을 적용한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 모델을 공개하며 차세대 원자력 선발 개발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또다른 무탄소 에너지원인 수소에도 주목하고 있다. HD현대는 2021년 3월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육·해상에서 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 등 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이에 따라 해상 플랜트 발전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수소운반선 및 수소추진선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최초로 액화수소 화물창 기술을 자체 개발해 로이드선급, 미국선급, 노르웨이선급, 한국선급 등 4개 선급으로부터 기본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Shell)과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하고,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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