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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호관세 ‘스마트폰·PC’ 제외… 삼성·LG, 최악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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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4. 13. 17:32

트럼프 발표 10일만, 20개 품목 면제
美中치킨게임에 소비자물가 폭등 염려
"반도체 관세 곧 발표…불확실성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대상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20개 품목을 제외하기로 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한 지 약 10일 만이다. 이번 결정으로 글로벌 전자기업들은 관세폭탄으로부터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전자·IT기업들도 당분간 관세 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TV와 가전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또한 반도체도 미국 정부가 별도 관세부과를 예고해 불확실성의 불씨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등 20개 품목 관세 유예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했다. 20개 품목에 한해 중국에 부과하는 125%, 그 외 국가에 대한 10%의 상호관세 적용을 유예해 준다는 게 골자다.

대상 품목은 스마트폰, 컴퓨터·노트북, 모니터, PC용 부품,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메모리칩 등 집적회로(IC), 반도체 제조장비 등이다.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관세 유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관세 부과 유예 조치는 애플을 위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기존 관세가 적용될 경우 경우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아이폰 가격이 2배 이상 급등, 미국 현지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란 우려를 반영했다.

앞서 미국 IT 전문매체 시넷(CNET)은 "대중국 관세가 전면 반영될 경우 최고가 제품인 아이폰16 프로 맥스뿐 아니라 하위 모델 가격도 모두 2배 이상 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한숨돌린 삼성전자·LG전자

국내 산업계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대한 고율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등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베트남에서 생산 중이다. 당초대로라면 46%의 고율관세가 부과될 상황이었는데, 이 리스크를 일단 해소한 셈이다. 스마트폰 외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 SSD, 외장저장장치,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 집적회로(IC), 시스템 반도체, 통신장비, 스마트폰 부품, 5G 기지국 및 모듈, 컴퓨터 모니터, 삼성 스마트 모니터, LED 모니터 등에서 관세 유예혜택을 입게 됐다.

LG전자도 LG그램 등 노트북과 모니터 등에서 관세 부담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애플과의 거래규모가 큰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LG그룹 부품계열사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LG이노텍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아이폰용 카메라모듈 등 애플과의 거래에서 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TV·가전, 반도체는 "불확실성 여전"

다만 TV와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이번 관세유예 대상에서 빠진 점은 국내 전자업계에 '악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 수출용 TV의 경우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가전은 미국 현지와 멕시코에서 생산한다. 양사는 향후 미국 정부의 국가별 관세에 따라 품목별 라인 재배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유예대상에 메모리반도체가 포함됐지만, 이 역시 확정된 게 아니란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에 대해 조만간 관세율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14일)에 그에 대한 답을 주겠다"며 "매우 구체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정책이 시시각각 변화한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강금윤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향후 수출 통제 강화, 기존 무역 협정 재검토 등 추가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다수의 관세 조치가 각기 다르게 시행되고 있어 시행일과 면제·예외 조항 등을 숙지해 실무적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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