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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관세전쟁에 난감한 아르헨티나…통화 스와프 중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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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4. 10. 17:22

친미 아르헨 정권, 중국에 경제적 의존
미국 "중국, 통화 스와프로 아르헨 압박"
FILES-BRITAIN-US-FINANCE-SERVICES-MARK... <YONHAP NO-1335>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 힐의 내셔널 하버에 위치한 게일로드 국립 리조트 &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연례 보수 정치 행동 회의(CPAC) 프레임워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AFP 연합
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관세전쟁으로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아르헨티나를 사이에 두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23년 보수우파 정권이 들어선 후 남미의 대표적 친미국가로 변신했지만 경제적으론 여전히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지 매체 테에네는 9일(현지시간) 미국이 아르헨티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놓고 견제에 나서자 중국 외교부가 즉각 성명을 내고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친미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매체 인포바에는 미중 관세전쟁에 아르헨티나가 휘말린 격이 됐다며 난감해진 아르헨티나가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를 둘러싼 미중 신경전은 미국이 아르헨티나와 중국이 체결한 통화 스와프를 문제삼으면서 촉발됐다. 통화 스와프는 당사자가 계약을 통해 일정 시점에 서로의 통화를 교환하는 외환 거래로, 주로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체결한다.

모리시오 클래버-커론 미 국무부 중남미 특사는 지난 3일 한 대학세미나에서 중국이 통화 스와프를 대(對)아르헨티나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 지원 목적은 아르헨티나와 중국의 통화 스와프가 더 강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와 IMF의 협상을 막후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이를 IMF와의 협상을 지원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과는 거리를 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후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아르헨티나는 IMF로부터 200억 달러(약 29조2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통화 스와프는 아르헨티나가 환영한 것"이라며 자국이 아르헨티나의 경제·금융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올바른 시각으로 중남미 및 카리브 국가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통화 스와프는 아르헨티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친중 성향이 짙은 페론당 정부가 집권 중이던 2009년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고가 위험수위까지 낮아지자 중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3년 만기·110억 달러(약 16조900억원) 규모로 시작해 연장과 재협상을 거치면서 180억 달러(약 26조3400억원) 규모로 불었다. 이는 중국이 체결한 통화 스와프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외환보유액은 지난 8일 기준 246억5700만 달러(약 36조800억원)로 마감했다. 단순 계산하면 전체 외환보유액의 70% 이상이 중국과 체결한 통화 스와프로 채워진 셈이다.

아르헨티나의 경제연구기관 고고는 최근 보고서에서 "외환보유액이 지난 1월 7일 329억300만 달러(약 48조1300억원)를 기록, 밀레이 정부 출범 이래 최고를 경신한 후 줄곧 감소세를 기록 중"이라며 중앙은행의 채무를 제외하면 이미 외환보유액은 마이너스 120억 달러(약 17조5500억원)까지 줄었다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은 IMF가 200억 달러 신규 지원을 약속했고 이달 11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우선 120억 달러(약 29조2600억원) 지원을 집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외환보유액 여유가 없어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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