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과 펀더멘털 개선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밸류업 공시를 내놓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등 7곳이다.
하지만 대형사에 비해 자본력과 기업 펀더멘털 측면에서 뒤처지는 중소형사들이 밸류업 계획 실현에 있어서 차별화 전략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형 증권사는 대부분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환원율 30~40% 이상을 유지하거나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소형사들 역시 대형사와 유사한 목표를 내놓고 있지만,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현 수준인 2.8% ROE(자기자본이익률)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10%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2026년까지를 회복기로 정하고 내년 AI와 RA(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ROE 개선을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0.34배에서 1.0배로 3배 가량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증권주는 밸류업 기조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반등했지만, 유안타증권이 목표로 하는 PBR 1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3사 중 밸류업 공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DB금융투자의 밸류업 계획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조정당기순이익의 최소 40% 이상 주주환원을 향후 3년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ROE와 주주환원율은 각각 4.51%, 43%로 상대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주주환원율은 43%로 목표치를 이미 넘겼고, ROE는 지난해 대비 두 배 가량 올랐다.
김태현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DB금융투자를 두고 "밸류업에 적극적인 증권사"라며 "밸류업 계획 수립 후 실행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비즈니스와 밸류업에서도 대형사와는 다른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같은 기준으로 대형사와 경쟁할 경우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