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글로벌 현장경영 시동
샤오미·퀄컴 CEO 등과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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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CDF 2025'에 참석했다. 이 회장이 이 포럼에 참석하는 건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해외 현장경영에 나선 건 지난해 10월 필리핀 칼람바의 삼성전기 MLCC 공장을 방문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편법 경영승계 관련 2심 판결을 앞두고, 지난해 연말 인사시즌부터 최근까지 외부 활동을 자제해 왔다. 매년 해왔던 연초 계열사 현장점검도 올해는 건너뛰었다.
CDF는 '중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릴 정도로 글로벌 재계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가 주관한다.
올해는 거시경제, IT혁신, AI 등을 의제로 12개 세미나가 열린다. 올해 포럼에는 팀 쿡 애플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등 IT·모빌리티·제약·금융 등 분야의 유력 인사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방중 첫날 샤오미의 전기차 공장에 들러 레이 쥔 샤오미 회장과 만났다. 두 사람은 모바일 및 전기차 분야 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엔 아몬 퀄컴 CEO도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자동차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만큼, 이번 회동에서 샤오미와 모바일·차량용 반도체 칩 관련 협업 및 카인포테인먼트 분야 협력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CDF 포럼에 참석한 주요 기업 CEO들과도 개별적으로 만나, 삼성전자 및 주요 계열사 사업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이번 CDF 포럼을 전후해 이 회장이 시진핑 주석과 만날지도 관심을 끈다.
재계에선 이번 행보를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삼성의 위기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본다. 검찰의 상고로 최종심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정중동' 행보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글로벌 사업에 있어서, 이 회장이 지닌 인적 네트워크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고(故) 이건희 회장이 그랬듯이 이 회장도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적 돌파구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2023년 5월 미국 출장 중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 회동을 가졌고 2023년 12월 네덜란드 ASML 등과 만나는 등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