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터 개발까지 우리 기술로 추진
안전성·석탄화력 대체원 등 강점 뽑아
대형원전보다 위험성 1000분의 1 수준
LNG보다 저렴하게 개발해 시장 선점
美웨스팅하우스 지재권 분쟁도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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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전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기술개발사업단(i-SMR기술개발사업단) 본사에서 만난 김한곤 단장은 "SMR은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최적의 에너지원"이라며 "SMR은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지식재산권 분쟁 여지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MR은 대형원전을 100분의 1 이하 크기로 줄인 한편, 위험성은 오히려 100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대형원전과 달리 SMR은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증기발생기 등 주요 기기를 담았다.
김 단장은 i-SMR이 APR 노형과 달리 지재권 분쟁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올해 1월 우리나라는 미국 웨스팅하우스 측과 빚어온 지난 17년 동안의 지재권 분쟁을 끝낸 바 있다. 김 단장은 30여 년 간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노형인 'APR1400'과 올해 3월 최종계약을 앞둔 'APR1000' 등을 개발한 원전업계 전문가다. 김 단장은 "당시 APR 노형은 우리가 기술개발을 못하는 것이 아닌 그 기술을 활용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던 것"이라며 "현재 SMR은 전혀 무관하다. 우리나라 정부가 재원을 투입해 기획부터 기술개발까지 다 해낸 것으로, 중요한 기술은 우리가 만들었고 이 외 공개된 기술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SMR의 장점을 △안전성 △석탄화력 발전 대체원 등 크게 두 가지로 뽑았다. 우선 김 단장은 "SMR은 대형원전에 비해 작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다. 기술적·이론적으로 보면 도시 근처에 지을 수 있는 수준의 안전성"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대형원전은 반경 20~30㎞(킬로미터) 수준의 방사선비상계획구역(EPZ)을 확보해야 하지만, SMR은 400~500m(미터) 수준이면 된다. 즉 수요지 인근에서 설치 및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한수원도 분산에너지원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스마트도시모델(SSNC)을 추진 중이다.
특히 김 단장은 "일반적으로 석탄화력 발전부지는 300~500㎿(메가와트) 수준인데, 여기에 대형원전을 넣기에는 크기가 워낙 커서 곤란하다. SMR이 적합하다"며 "지금 우리나라가 개발하고 있는 SMR 크기도 모듈 1기당 170㎿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전 세계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의 60%가 여전히 석탄화력"이라며 "향후 30년 내 대체하는 시장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폐지된 석탄화력 발전소를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로 전환하고 있다. 김 단장은 i-SMR을 LNG보다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만들어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단장은 "SMR의 경쟁자는 LNG"라며 "현재 시점에 대체 에너지원이 없어서 LNG로 대체 중인데, LNG도 궁극적인 솔루션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에 SMR을 LNG보다 저렴하게 개발해서 SMR이 들어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h(킬로와트시)당 80원 정도가 목표"라며 "LNG보다 저렴하고, 대형원전보다 비싸게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i-SMR 표준설계인가 취득을 완료해 2035년 국내 첫 SMR 발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최초로 담겼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80여 종의 SMR이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경수로형 노형 외 △소듐냉각고속로(테라파워 등) △용융염로(카이로스 파워 등) △고온가스로(USNC 등) 등 4세대 SMR 노형 개발도 한창이다. 김 단장은 "향후 10~20년 이내 시장에 나올 노형은 경수로형"이라며 "우선 경수로형 개발에 집중을 하고 있다. 소듐냉각로와 용융염로 노형은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연구원에서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단장은 "APR1400을 개발하는 데에도 26년이 걸렸다. 원전은 굉장히 긴 시간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SMR 프로젝트도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며 "정부에서도 SMR이 기나긴 프로젝트임을 고려해 꾸준히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부터 2028년까지 i-SMR 개발에 4000억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