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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피즘 2.0] 美 철강공장 검토·워싱턴 네트워킹 강화… 활로 찾는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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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3. 06. 17:51

미국發 보편관세 대응 전략
쿼터제 폐지·25% 고관세 이중고에
현지 생산체제로 가격 경쟁력 모색
일각선 "정부 차원 협력 이끌어야"
美 대관 조직, 워싱턴 이전·인력 늘려
LNG탱크용 '특수 철강재'로 차별화
대중 견제 본격화에 반사이익 시각도
포스코그룹의 주요 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소재가 미국 정부의 관세 사정권에 들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포스코는 철강·알루미늄에 보편관세 25%를 적용하며 수익성 저해가 우려된다. 포스코는 내수와 수출 비중이 51대 49로 엇비슷 하고, 그 중 북미지역 수출 비중은 15% 수준으로 적지 않다.

현재 포스코는 멕시코 생산법인이 북미지역의 유일한 생산기지다. 하공정 라인으로 자동차강판 등을 생산해 현지 수요처에 납품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관세를 예고한 데다 반제품뿐만 아니라 완제품에도 고율 관세를 매길 전망이라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그룹은 미국 내 직접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도 나서서 조선, 방산 등 다양한 사업을 기반으로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아울러 그룹 차원에서는 계열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설비 투자 등을 협상 카드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장 중국산 철강재공급 과잉으로 업계 전반 실적이 부진하지만, 단일 기준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견제로 한국산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포스코 또한 가격 경쟁력보다는 확실한 품질 경쟁력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LNG탱크에 주로 쓰이는 고망간강 등이 대표적인 고품질 제품으로 꼽힌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에 25%의 보편 관세가 부과된다.

한국은 그간 263만톤까지만 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무관세를 적용하는 '쿼터제'가 적용됐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이마저 폐지했다.

관세 부과로 미국 수출 제품 가격이 크게 높아지게 되는 만큼 포스코도 당장 수익성이 저해될 수 있다. 현재 북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수출비중이 15%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제품에는 관세가 이중으로 매겨질 가능성이 제기돼 가격 경쟁력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미국 내 직접 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지 생산체제를 갖춰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다만 현재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짓는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상황이라, 빠른 추진은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나서면서 산업간 협력을 추진해야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조선, 방산 등 현지 고객사와 협력해 미국 내 수급이 어려운 강종에 대응해 나가는 식이다.

지난 5일 열린 철강·조선 공동 세미나에서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도 미국 정책변화에 대해 국내 기업 간 협력으로 신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그중에서도 석유가스 채굴 및 수송 프로젝트에 필요한 LNG저장탱크나 LNG운반선 특화강 등에 대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현지 소통 창구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도 LNG 사업 등을 협상 카드로 꺼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LNG 가스 설비 투자와 관련해 한국을 직접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멕시코 퍼시픽으로부터 북미산 LNG 수입 계약을 맺었고, 지난 2022년에는 미국 셔니어와 연간 40만톤 수준 공급계약을 맺기도 해 에너지 밸류체인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정부가 반길만한 요소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포스코그룹은 선제적으로 북미 지역 대관 조직을 보강했다. 포스코아메리카를 지난 2023년 애틀란타에서 워싱턴 D.C.로 옮기고 인원을 늘리면서다. 현재 15명 정도의 인력이 현지에서 정책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현지 법인을 이끄는 김경찬 법인장은 투자기획실장, 철강기획그룹장 등을 역임한 만큼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다만 보편관세 적용에 더해 중국산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오히려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당장 군함 건조 등에 사용되는 철강재 원산지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제품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저탄소, 친환경 제품 개발로 시장 수요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본, 유럽 등 경쟁 국가에서도 친환경 철강재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또 포스코가 확실히 경쟁력을 갖춘 특수 철강재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LNG탱크 등에 쓰이는 포스코 고망간강은 원가를 낮추면서도 LNG의 저온을 견딜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꼽힌다. 미국 LNG가스 개발 프로젝트와 맞물려 수출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이외에도 연구개발을 지속하며 품질 경쟁력을 높이며 대응해 나갈 전망이다. 국회 등에서도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전날 포항제철소를 찾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가 차원의 보호와 지원을 약속하며, 탄소중립 기술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예고한 바 있기도 하다. 또한 앞서 산업부는 관세 압박에 대응해 '철강 산업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통상 리스크에 대응하고 친환경 철강 전환, 고부가 품목 R&D 투자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대미 소통을 강화해 나가고, 우리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하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현지 투자 관련해서는 다양한 옵션을 두고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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