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 교육부문 97.5%로 절대적
3사 중 상조사업 가장 늦게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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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대 학습지 업체들은 원재료(종이)값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 학습지 가격을 올렸다.
학습지 가격을 가장 많이 올린 곳은 대교다. 대교는 지난해 7월 학습지 전 라인업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눈높이' 한글과 연산 학습지의 경우 월 회비를 3만8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약 13.2% 올렸다. 차이홍 월 회비도 9000~1만원 올렸다.눈높이 지류 학습지와 스마트러닝 '써밋' 제품 가격도 평균 4000원씩 인상했다. 대교는 지난 2022년에도 눈높이 학습지 월 회비를 3000원씩 인상했었다. 약 2년에 걸쳐 눈높이 학습지 회비를 8000원가량 올린 셈이다.
이에 비해 웅진과 교원은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 웅진은 씽크빅(지면)에 한해 월 회비를 3만7000원에서 4만원으로 0.8% 올렸다. 교원도 구몬 학습지 값을 과목별로 1000~1400원씩 소폭 인상했다.
회비 인상 이유는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종잇값이 많이 올랐다. 대교의 공시를 보면 모조지 가격이 2023년 3만168원에서 지난해 9월 3만1011원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웅진도 씽크빅 학습지 종이로 쓰이는 백상지 가격이 같은 기간 3만5073원에서 3만6978원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회비 인상 효과는 어땠을까. 지난해 연간실적을 발표한 대교와 웅진을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웅진은 회비 인상을 최소화했는데도 2023년 56억원이던 영업이익을 지난해 122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반면 대교는 대대적인 회비 인상으로 2023년 278억원이던 영업적자를 34억원으로 줄였지만, 적자탈출에는 실패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차이가 사업구조에서 비롯한다고 본다. 웅진과 교원은 비교육사업 비중을 늘려, 학습지 등 교육사업 부진을 메운 반면 대교는 교육부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서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웅진과 교원의 비교육사업 매출 비중은 40%에 달한다. 웅진과 교원은 IT, 2차전지, 여행, 숙박업, 펫시장까지 사업 다각화를 통해 교육사업 의존도를 선제적으로 줄여왔다. 이에 비해 대교의 경우 교육사업 비중은 97.5%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상승은 소비자 부담을 높이고, 콘텐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특히 대교처럼 학습지 비중이 큰 경우 제품 가격 상승이나 교사 수당 감소 외에는 비용 보전을 할 뚜렷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대교가 대대적으로 학습지 가격을 올린 게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을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사업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대교는 지난해 9월 100% 자회사 대교뉴이프를 통해 상조사업에 뛰어들었다. 대교는 당시 대교뉴이프의 상조사업을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139억원을 투입했다. 학습지 가격을 올려 교육사업 적자 폭을 줄이는 동시에 상조업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